그 날의 겨울잠

by 윤군


“내가 요즘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말이야...”


짝짝짝. 나는 활짝 웃으며 박수를 쳤다.


“왜?”

“많이 발전했다 싶어서. 네가 생각이란 걸 하다니...”


딱.


“......”

“조용히 하고 들어봐.”


마침 카페에는 잔잔한 피아노곡이 흘러나왔다.


“요즘에 해가...”

“앙드레 가뇽인가?”

“응?”

“아니, 이 음악. 좋아하는 곡이거든. ‘바다 위의 피아노’라고...”


딱.


“집중 안 할래?”

“......”

“......”

“......”

“왜? 내 얼굴에 뭐 묻었어?”

“집중하는 거야.”


피식거리며 그녀는 말을 이었다.


“요즘 해가 많이 짧아졌잖아. 6시만 되면 캄캄하고.”

“아무래도 겨울이니까.”

“응. 낮이 짧아지고 추워지면 동물들은 겨울잠을 준비하고.”

“겨울잠?”

“응. 사람이야 전기장판 깔고, 보일러 틀고 해서 별 상관없다지만 동물들은 못 그러니까.”

“......”

“듣고 있어?”

“응. 계속해봐.”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돌고, 자전을 하고, 계절이 바뀌고, 낮과 밤이 바뀌고. 수 만년도 더 된 자연의 섭리지. 그런데 사람은 그런 영향을 안 받을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곰이나 다람쥐, 너구리 같은 동물들은 겨울잠을 자잖아. 사람도 겨울잠이 필요한 것 같아.”


“...... 사랑하는 여친님아.”

“응?”

“그런 걸로 네가 늦은 이유를 합리화시키지 마.”

“...... 미안.”




따뜻하고 부드러운 손이 내 찬 손을 조심스레 쥐어온다.


“많이 추웠지?”

“......”


‘꼬옥’하고 쥐어온다. 온기가 흘러넘친다.


“미안해.”

“...... 벌이야.”

“응?”

“오늘은 손 놓을 생각 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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