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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by 윤군


흐린 하늘

비가 그치는 창가 너머로

오랜만에 듣는 새 소리

은은한 너의 향기 안에서

마주 앉는다


마주 앉아서

너의 손 끝을 보고,

마주 앉아서

너의 시선을 쫓고,

마주 앉아서

너의 이야기를 듣지만


말을 걸어 보아도

눈을 맞춰 보아도

손을 내밀어 보아도

더 다가오지도

더 멀어지지도 않는 넌


그저 그 자리에 있다


그림 : Girl at the Mirror, Norman Rock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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