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의 끝에 선 두 사람에게
부족하지만, 매거진에 첫 글을 씁니다.
글을 읽는 당신께 들려드릴
'내 인생의 노래'와 그에 얽힌 이야기.
노래 듣기 : 다툼 - 이적, 사랑(이적 4집), 2010
얼마나 많은 다툼 뒤에
우린 비로소 뉘우칠 수 있을까
얼마나 거친 말들 속에
우린 상처를 숨겨야 하는 걸까
다친 마음에 딱지가 앉아
어루만져도 아무 느낌도 들지 않을 때
둘이 서로를 마치 영원히
깨지지 않을 돌멩이처럼 대하려할 때
나는 조용히 속으로 묻는다
얼마나 멋진 사람인가
우린 그렇게 만났던 것 같은데
얼마나 값진 인연인가
우린 기꺼이 나눴던 것 같은데
다친 마음에 딱지가 앉아
어루만져도 아무 느낌도 들지 않을 때
둘이 서로를 마치 영원히
깨지지 않을 돌멩이처럼 대하려할 때
나는 아직도 너를 사랑해
마음 깊은 곳 덮어두었던 말을 전할게
너를 사랑해 너를 사랑해
못이기는 척 나를 돌아볼 네게 외칠게
팔을 벌리며 다가올 너에게
품에 안기며 울먹일 너에게
우리는 분명 서로 사랑했어요.
그런데 언제부터였는지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고,
상처 위에 또 같은 상처를 주고,
나중에는
무슨 이유로 싸우기 시작했는지
왜 싸워야 하는지
누구도 알 수 없었어요.
어느 샌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우리는 인연의 끝에 서 있었어요.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말에
그녀가 상처를 받고,
그녀는 더 아프지 않기 위해
그렇게 말했을 거예요.
서로가 다치고,
모두가 아팠어요.
화해를 위해 내민 손은 겁을 먹어 피하고,
다독이기 위해 한 말도 들으려하지 않았어요.
어느 날, 그녀의 얼굴을 보는데
문득 마지막이라고 직감했어요.
나는 아직 그녀를 이렇게나 사랑하는데
더는 그 마음 전할 수 없었을 때
그녀 앞에서 이 노래를 틀었어요.
피아노 건반에 낮은 목소리.
노래가 끝이 나고 긴 정적이 흘렀어요.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그냥 마주보고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마냥 신기하고 행복했던 날들.
나도 모르게
그녀의 말투를 따라하고
그녀의 습관들에 익숙해졌던 날들.
함께 다녔던 거리, 카페, 여행.
함께 나눴던 이야기, 생각, 온기.
그리고 기적이 일어났어요.
그녀는 내 손을 잡고,
내 말에 귀를 기울였어요.
팔을 벌려 나를 안고,
조심스레 상처를 보듬으며
내 품에 안겨 한참을 울었어요.
미안하다고 미안해
고맙다고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