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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군 Aug 26. 2015

엄마

세상의 모든 엄마를 사랑합니다


엄마, 어머니. 속으로 한 번 불러보세요.

마음이 편안해지나요? 행복한 감정이 드나요?

혹시, 어딘가 아프지는 않나요?




노래 듣기 : 엄마 - Ra. D,  Realcollabo, 2008 

(링크는 복면가왕에서 가수 루나가 부른 버)



처음 당신을 만났죠. 만나자마자 울었죠.

기뻐서 그랬는지, 슬퍼서 그랬는지
기억도 나지 않네요.

드릴 것이 없었기에 그저 받기만 했죠.
그러고도 그땐 고마움을 몰랐죠.
아무것도 모르고 살아 왔네요.

엄마.

이름만 불러도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프죠.
모든걸 주고, 더 주지 못해 아쉬워 하는

당신께 난 무엇을 드려야 할지.

엄마.

나의 어머니.
왜 이렇게 눈물이 나죠.
가장 소중한 누구보다 아름다운

당신은 나의, 나의 어머니.

힘드셨다는 거 이제 알아요.
나 땜에 많이 우셨죠.
그땐 왜 그랬는지, 몇 번이나 그랬는지
기억도 나지 않네요.

내 작은 선물을 너무 감동 마세요.
당신은 나에게 세상을 선물 했잖아요.
잘 할게요.

내가 잘 할게요.

엄마.

이름만 불러도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프죠.
모든걸 주고, 더 주지 못해 아쉬워 하는

당신께 난 무엇을 드려야 할지.

엄마.

나의 어머니.
왜 이렇게 눈물이 나죠.
가장 소중한 누구보다 아름다운

당신은 나의, 나의 어머니.


처음 당신의 모습은 기억할 수 없지만
마지막 모습은 죽는 날까지 기억하겠죠.
내 모든 맘 다해 사랑합니다.


......


당신은 나의, 나의 어머니.




엄마는 내 기억 너머에서부터 아팠습니다.


아버지는 늘 '엄   '라 했고,

 떼쓰지 않는 어린시절을 보냈습니다, 

아마도. 



엄마는 가끔 잘 삐치긴 했지만,

이야기를 들어주는데 훌륭한 재능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들어도 어려운 아버지 회사 이야기도,

동네 아줌마들의 고민거리도,

그날 학교에서 있었던 내 온갖 이야기도

'그래서? 그건 아들이 잘못했' 하며

아주 재밌게 잘 들어주었습니다.



엄마와의 이야기 시간은 주로 정해져 있었습니다.

아침을 먹는 동안,   저녁 먹기 전까지.

(저녁 먹은 후에는 아버지 )


고등학교에 가니 그 시간이 사라졌습니다.

0교시 수업에 아침을 거르기 일쑤였고,

자율학습 후에 집에 오면 11시가 넘었습니다.


언제부턴가 엄마는

내 하교길을 마중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가로등 하나가 켜져 있는 좁은 골목길 앞에서

엄마 손을 잡고 걸으며 이야기하던

그 5분 남짓한 시간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때는 몰랐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는 고3이 되었습니다.

모의고사를 보고 조금 일찍 잠들었던 어느 날,

잠결에 거실에서 아버지와 누나가 하는 말이 들려왔습니다.


엄마는 간암 말기였습니다.

3개월을 못산다고 했습니다.

나한테는 숨기자고 했습니다.


작은 내 방에서,

이불을 끝까지 덮어 쓰고,

소리도 내지 못하고 울었습니다.


선생님한테도, 친구한테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한달이 흘렀습니다.


엄마는 병원에 입원을 했고,

나는 더 버티지 못하고  했습니다.

다 안다고, 다 들었다고.



학교를 마치고 병원에 갔습니다.

엄마는 . 

'괜찮으니까 병원에 오지말고 공부해.'


주말 오후에 병원에 갔습니다.

엄마는 . 

'금방 퇴원할 거니까 병원에 오지말고 공부해.'



통통했던 엄마 팔은 점점 말라갔고,

배만 점점 불러왔습니다.

복수가 가슴까지 차 말하는 것도 힘들어 했습니다.


나는 딱딱해진 엄마 손을 잡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오늘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고,

 좋아하던 여자애한테 고백했다 차였고,

며칠 전에 친한 친구랑 싸웠다고.


'그래서? 그건 아들이 잘못했네.'


내 이야기를 들으면서 하던 말도,

하나 있는 아들의 이름도 말하기 힘들어 했습니다.


엄마 친구들이 병문안을 왔습니다.

나는 괜찮다고 했습니다.

괜찮으니까 엄마랑 이야기 많이 하고 가시라고.

나는 괜찮으니까 엄마랑 재밌게 놀다 가시라고.


나는 괜찮지 않았습니다.



수능을 2달 앞둔 9월, 일요일.

다를 것 없이 병원에 갔다 왔습니다.

집에 들어오니, 아버지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매형이 운전한 차는 정릉에서 신촌까지 20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누군가 '  들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나는 차가워진 엄마 손을 잡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때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

하고 싶은 말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분명히.

사랑한다는 말도.


이 노래를  울어 버리는 건

아마도 그 때문일 겁니다.




덧. 이야기와 얽혀 있는 글

부응, 그냥 그런 거죠,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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