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unjung Seo Mar 15. 2018

The Art of the Brick

디 아트 오브 더 브릭 전

어렸을 적 누구나 한 번쯤 가지고 놀았던 레고는 우리들에게 친숙한 장난감입니다. 이러한 레고를 가지고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킨 네이선 사와야 의 'The Art of the Brick' 한국 전시가 지난 3월 4일 막을 내렸습니다.

NATHAN SAWAYA         http://www.brickartist.com/about-nathan-sawaya.html

네이선 사와야는 어렸을 때 가지고 놀던 레고에 흥미를 느꼈고 학창 시절과 성인이 된 후에도 쭉 레고와 함께 했습니다. 그는 퇴근 후 집에서 레고로 많은 창작물을 만들며 웹사이트에 레고로 만든 작품들을 올리곤 했는데요, 어느 날 방문자수로 사이트가 다운된 이후 아티스트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합니다. 


네이선 사와야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디 아트 오브 더 브릭 전은 그가 레고를 활용해 만든 대규모 조각품을 위주로 구성되었는데요, 우리 주변의 사물부터 초상화, 명화 등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The Art of the Brick  l section01

전시장에 입장해서 처음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일상 속에서 볼 수 있는 물건들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단순한 레고 조각으로 만들어진 놀라운 일상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GLOBE / Brick count 2,253

온 세상을 손안에 쥐고 있는 기분은 어떨까요? 손가락 만한 작은 레고 브릭으로 세계를 표현한 이 지구본 작품을 만들기까지 작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네모난 레고로 구체를 만드는 데에 많은 연구가 필요했기 때문인데요, 이러한 노력을 통해 작가는 구체를 완벽히 표현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예술가로서의 발전에 있어 중요한 단계에 이를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좌측 Untitled / Brick count 4,125

다음으로 세 가지 색상의 브릭만 활용해 초상화를 만든 작품이 눈에 띄었는데요, 작품 속의 주인공은 작가 네이선 사와야의 부인 '코트니'의 초상입니다. 작가는 자신의 창의적인 활동을 지지해준 부인에게 감사를 표하며 작품을 완성하였는데요, 단순한 브릭, 단순한 색상만을 사용해 그녀의 얼굴과 헤어를 생생하게 묘사한 부분이 인상 깊었습니다.


Jasper  / Brick count 2,145                                               Warhol / Brick count 1,657

앞서 코트니의 초상과 같은 스타일로 작업된 제스퍼 존슨과 앤디워홀의 초상화 또한 볼 수 었는데요, 작가는 팝아트의 개척자인 앤디워홀을 기리기 위해 그의 초상화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좌측의 제스퍼 존슨 역시 팝아트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미국의 대표적인 화가인데요,  두 팝아트의 거장이 단순한 레고 브릭과 네이선 사와야의 손으로 재 탄생되었습니다.




The Art of the Brick  l section 02

yellow / Brick count 11,014

네이선사와야의 작가 이름은 생소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사람이 가슴을 열어젖히는 포즈와 그 안에서 쏟아져 나오는 노란색의 브릭들  'yellow'를 보신 분들은 많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자신을 표현했다고 하는 이 작품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두루두루 좋아하는데요, 어쩌면 어른들은 세상을 향해 자기 마음을 열 때 느껴지는 카타르시스가 무척 가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Green torso / Brick count 8,990

작가는 이따금 삶이 너무 바빠지고 머릿속에 너무 많은 생각들이 있을 때, 다음 날을 위해 머리를 떼어내어 깔끔하게 비워놓고 다시 끼워놓을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Green torso를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머릿속에 너무 많은 생각들을 담고 있습니다. 이를 비워내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아 모든 걸 끌어안고 살고 있습니다. 이런 복잡한 생각을 레고 브릭으로 유쾌하게 표현한 위 작품에 많은 공감을 받았습니다. 


Gray / Brick count 23,678

네이선 사와야는 처음부터 예술가의 길을 걷지는 않았습니다. 예술가가 아닌 변호사의 길을 걷고 있던 그는 퇴근 후, 주말, 여가시간 등 틈만 나면 레고 브릭을 이용해 예술작품을 만들곤 하였습니다. 그는 항상 그 안에 꿈틀대는 아티스트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있었고, 어느 날 변호사의 길을 등지고 아티스트로서의 나를 밖으로 내보내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이 Gary란 작품은 벽을 뚫고 나가듯 아티스트로서 새롭게 나아가는 자신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도약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있다면 뒤돌아 보지 말고 앞으로 나아간다면 이룰 수 있을 것이라 말해주고 있습니다.


Mask / Brick count 18,509

평평한 얼굴에 아무 표정 없는 사람이 가면을 들고 있는 이 작품은 우리의 이러한 본성을 드러내기 위해 만들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대부분 사람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가면을 쓰고 행동합니다. 그래서 결국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우리가 숨는 가면 뒤 허상이 무엇인지 말해주고 있습니다.


The Art of the Brick  l section03

마지막으로 클림트의 키스, 우키요에, 산 조르조 마조레 교회, 모나리자, 절규  등 다양한 명화, 예술품들을 레고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San giorgio maggiore at dusk / Brick count 3,708

'황혼의 산 조르조 마조레 교회'는  모네가 그린 인상주의의 그림입니다. 인상주의 작가들은 그림이란 빛이 반응하는 형태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때문에 모네는 우리의 눈이 사물을 인식하는 것 그대로를 그리기 위해 노력하였고, 해 질 녘의 섬과 물에 비치는 종탑, 노을의 색감에서 오는 아름다움을 그대로 표현하였습니다. 이 작품을 재현하기 위해 네이선 사와야는 서로 다른 색의 브릭을 섞어 쓰며 원작에서 보이는 황혼의 절경을 완벽하게 표현해냈습니다.


The great wave off kanagawa / Brick count 2,877

마지막으로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입니다. 이는 우키요에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볼 수 있는데요 장면 전체를 지배하는 것은 거센 파도의 형체를 드러낸 바다와 그 풍랑에 휩쓸린 배, 그리고 원경의 눈 덮인 후지산에서 자연의 위대함을 엿볼 수 있습니다. 네이선 사와야는 원작에서처럼 목판으로 종이에 찍어 낼 때 생기는 여러 가지 다른 층을 브릭으로 표현해보고자 각 파도는 서로 다른 층으로 제작하였고, 여러 개의 겹을 만들어내며 작품 전반에 깊이감을 실어주었습니다.




단순한 레고 브릭이라는 소재를 활용해 다양한 작품들을 창작해 낸 네이선 사와야. 작품 하나하나에 담겨있는 의미들은 결코 단순하지 않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습니다. 또한 조명의 빛에 따라 작품이 다르게 보이는 부분 역시 괌람을 더욱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흔히 예술이라고 하면 어렵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네이선 사와야의 작품들은 누구나 쉽게 보고 즐길 수 있었기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네이선 사와야는 그의 'BLUE'라는 작품에 이렇게 써놓았습니다.
 "파도 반대 방향으로 헤엄치세요! 여러분만의 길을 따라가세요! 내면의 용기를 찾아내세요!"

변호사로서의 탄탄한 직업을 뒤로하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향해 부단히 노력했던 네이선 사와야,  그리고  그의 작품들을 통해 내가 진정 바라고 원하는 일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 전시였습니다. 앞으로도 작은 레고 브릭으로 무한한 상상력을 표현해줄 그의 작품들이 기대됩니다.




네이선 사와야 홈페이지

http://www.brickartist.com/about-nathan-sawaya.html


작가의 이전글 VOUGE like a painting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