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에 우리는 왜 누군가에게 묻고 싶을까

by 윤다온

작년 한 해가 유난히 잘 안 풀렸다는 생각에 연초부터 누군가에게 답을 묻고 다니고 있지는 않은가.
'이래서 그런 걸까? 삼재라서 그런 건가? 유명하다는 데가 있다던데, 거기 가서 물어볼까?'
새해가 되면 올해만큼은 다르게 시작하고 싶은 마음에, 우리는 밖으로 답을 찾으러 나간다.

새해 인사를 겸해 아는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동생은 요즘 마음이 뒤숭숭하다고 했다. 안 좋은 일이 연달아 생겼고, 삼재라 그런가 봐요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그러다 조심스럽게 묻는다.
'언니, 유명하다는 데 있는데 같이 안 가볼래요?'
나는 웃으며 말했다.
'나 크리스천이야.'
그 말에는 설득도, 판단도 없었다. 그저 나의 기준을 말했을 뿐이었다.

살아가다 보면 누구에게나 고난은 찾아온다. 크고 작은 문제는 형태만 다를 뿐, 누구도 예외는 아니다.
문제는 고난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고난을 어디에서 해결하려 하느냐다.
사람들은 힘들어질수록 누군가에게 답을 묻고 싶어진다.
유명하다는 사람, 잘 맞힌다는 곳,거기 다녀오고 나아졌다는 말에 마음이 흔들린다.
사실 나 역시 그랬던 적이 있었다. 답답할수록 밖으로 해답을 찾으러 다녔다.
복채를 주고 찾아가본 적도 있었고,유명한 코치나 강사에게서 내 인생의 방향을 듣고 싶어 했던 시간도 있었다. 그때는 몰랐다. 아무리 많은 사람에게 물어봐도 내 삶의 기준을 대신 세워줄 사람은 없다는 것을.

사람마다 가치관은 다르고,기준은 더더욱 다르다.
얼마 전 집 앞 헬스장 연간 회원권을 다시 등록했다.기존에 다니던 헬스장도 있었지만 겨울이 되니 이동 시간 자체가 부담이 되었다.그래서 홀딩을 하고 집 바로 앞 헬스장으로 다시 등록했다.
누군가는 이미 등록한 곳이 있는데 왜 옮기냐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때 나의 우선 기준은 분명했다. 거리와 접근성, 에너지 소모 줄이기. 집 근처에도 두 곳이 있었지만 운동기구가 많고 사람이 많은 곳보다는 안면인식 시스템으로 들어가는 조금 더 프라이빗한 공간을 선택했다.
이 선택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나에게 맞는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삶도 마찬가지다. 누군가에게는 맞는 해답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오히려 혼란이 된다.기준은 빌릴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닥친 고난이라면 그 고난을 견뎌낼 마음의 근력과 몸의 체력을 키워야 한다.
관계에서 아픔이 있었다면 그 일을 통해 배움을 얻고 자신의 변화를 위한 자양분으로 삼으면 된다.
이 과정은 느리고,때로는 외롭고,즉각적인 답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꾸 밖으로 답을 찾으러 간다.하지만 결국 알게 된다. 모든 답은 내 안에 있다는 것을.그리고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자신을 단단하게 만든다는 것을.

혹시 지금,작년 한 해가 유난히 안 풀렸다는 이유로 연초부터 또 누군가에게 묻고 있는가.
'이래서 이런 걸까.혹시 이 시기라서 그런 건 아닐까.유명하다는 데에 가보면, 뭐라도 알게 될까.'
이 질문을 이제는 조금 바꿔보면 어떨까. 자신과 대화를 많이 해보지 않으면 어떤 질문을 할지 막막하다. 그럴때 내가했던 세가지를 공유해본다.
누군가에게 묻기 전에, 나에게 먼저 묻기
지금 내가 가장 불안한 건 무엇인가?
이 불안을 키우는 환경이나 습관은 무엇인가?
2. 나만의 기준 하나 정해보기
지금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무엇인가?
3. 몸부터 단단하게 만들기
마음이 흔들릴수록 몸을 먼저 돌본다. 감정은 몸의 움직임이다. 걷기, 스트레칭, 복식호흡, 충분한 수면만으로도 회복은 시작된다.

우리는 인식하지 못할뿐 계속해서 변한다. 욕망도 상황도 마음도. 오랫동안 믿고 살았던 자신의 가치관과 기준이 바뀌기도 한다.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고, 질문해아 알수 있다. 답은 언제나 빠르게 오지 않는다.하지만 스스로에게 질문하기 시작하는 순간, 이미 길 위에 서 있는 것이다. 올해는 누군가에게 답을 맡기기보다 직접 찾아보자. 나 역시, 당신과 함께 내 안의 기준을 더 믿어보려 한다.

작가의 이전글멍때리는 하루의 필요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