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윤경 Oct 25. 2022

나쁜 향수

죽은 기억의 냄새를 포장한다


콧노래를 부르지만


코의 즐거움이란 엉뚱한 흉내일 뿐


사실은 숨을 참고


기억의 몸이 썩는 시간을 듬뿍 퍼 담는 거다


뒤틀린 것들이 섞여 있고


울 수도 웃을 수도 없고


깊게 들이마시면 죽을 수도 있다


한 방울 뿌린 것만으로


술을 마셔도 취하지 않고


수면제를 먹어도 잠이 오지 않는


지독하게 나쁜 냄새


그걸 그냥 공기 중에 두고도 산다던데


간직하기도 한다던데


그러다 희미해질까


그건 또 지독하게 아까워서


마음을 파헤치고 


포장된 상처를 뜯어 낸다


있는 힘껏 누른다



아프게 너를 뿜어대는


살아 있는 세상의 낮과 밤


사라질까 무서워 아무리 아껴 써도


자꾸 줄어드는


나쁜 냄새


나만의 향수 






















매거진의 이전글 매듭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