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연두의 끝자락
| 마음을 모아둔 연둣빛 일기장.|
초여름.
연두잎을 타고
천천히 자라나는 꿈.
저는 이곳에
제가 오래 품어온
계절의 꿈을
조용히 기록하려 해요.
_연두의 끝자락
하루하루 마음이 흔들린다. 흔들려도 포기는 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기다리기로 했다. 기다림을 고르자, 연두가 짙어지는 초여름 길을 걷는 기분이 든다. 되돌아갈 수는 없지만, 어딘가로 향하는 중이라는 건 안다.
창문이 많은 건물 앞을 지나며 생각한다. 내가 꿈꾸는 그 세계의 수많은 창 안에, 언젠가는 나의 자리가 있을까. 나는 아직도 이 길의 모든 이유를 다 이해하지 못하겠다. 내가 바라는 것이 많아진 탓인지, 아니면 스스로에게 지고 싶지 않은 오기 때문인지.
처음 꿈을 위해 살아가기로 마음 먹은 순간, 내 안에 초여름이 태어났다. 그 뒤로 마음속 초록 잎사귀들은 조금씩 번져 푸르른 갈망이 되었다. 좋아하는 만큼 아픈 마음, 그게 지금의 내 계절이다. 시계는 묵묵히 시간을 밀어낸다. 거울은 먼저 웃지 않으면 웃지 않는다. 거울 속의 나는 오늘도 조금 어른이 되었고, 다시 한번 희망의 미소를 연습해 본다.
자주 가는 카페의 비어 있는 의자들을 보며 생각한다. 저 빈 자리처럼, 아직 채워지지 않은 나의 자리도 어딘가에 있겠지. 방향을 잃을수록 발을 떼야 한다.주저 앉아 버리면, 나아갈 힘도 함께 가라앉는다. 그러니 오늘은, 모르는 채로라도 걷자. 절망은 끝이 아니라 다시 시작하는 방식이니까.
실내의 식물들이 창밖 햇빛을 기다린다. 그토록 기다리던 빛이 잎을 스치면 초록 그림자가 벽에 조용히 자라난다. 바람이 분다. 잎이 흔들린다. 그 짧은 흔들림은 방황처럼 보이지만 가만히 바라보면 “살아 있다”는 증명이다.
꿈도 그렇다. 흔들린다는 건, 나의 꿈이 아직 살아 있다는 뜻이며, 멋진 꿈을 꾸고있다는 증거다. 햇살이 인사하며 곁을 떠난다. 이제는 내가 스스로 켤 수 있는 불빛을 켜본다. 초여름밤, 방 한쪽 스탠드의 은은한 빛. 마음의 어둠이 조금 옅어진다. 빛은 늘 클 필요는 없다.
내가 열 걸음 걸을 수 있을 만큼이면 충분하다. 어두운 시간 속에서도 식물은 자란다. 아스팔트 틈을 비집고 올라오는 연둣빛 풀처럼, 흔들려도 꺾이지 않는 방향으로. 내가 버티기로 마음먹는 한, 삶은 나를 앞으로 끌어줄 것이다.
항상 다시 일어서려고 마음을 먹는 순간,
초여름의 푸른 존재들이, 연둣빛 수호천사들이 희망을속삭여 준다.
**이 글의 여운을 초여름의 연둣빛으로 담았습니다. 아이폰 배경화면으로 내려받아, 하루의 시작과 끝에 이 마음을 조용히 꺼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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