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연둣빛 마음.

언제 어디서나 행복하기를.

by 윤민아
51.jpg

| 마음을 모아둔 연둣빛 일기장.|



초여름.

연두잎을 타고

천천히 자라나는 꿈.




저는 이곳에

제가 오래 품어온
계절의 꿈을
조용히 기록하려 해요.











3.jpg

_고요한 연둣빛 마음.


나는 내가 가진 꿈에 대한 원망이 커질 때가 있다.

그러니까 꿈이 밉다.

나의 노력에는 답이 느리면서도, 정작 어수선하게 얼렁뚱땅 시작한 사람들한테는 반짝이는 아름다운 결과를 주는 것 같다. 꿈이 야속하다. 삶이 묵묵히 빛을 나누는 듯 보이면서도, 정작 내 간절한 기도 하나에는 쉽게 응답하지 않는 듯해서 마음이 걸린다.












내 꿈은 참 무심하다.
남들에게는 기회라는 이름으로 손을 내밀면서도, 내가 조금 꿈을 바라고 희망의 풍선이 부풀어질 때쯤이면 나를 밀어내고 달아나는 것만 같다.

그래서인지 때로는 바랐다.











나의 꿈이 시간이 머금은 후에 조금은 나를 그리워해주길. 그래서 나에게도 찬란한 기회를 한 번만 더 주길. 내가 느낀 갈증을 이 꿈도 아주 조금은 함께 느껴주길. 그렇게 해야, 아직 완성되지 못한 나 자신을 덜 미워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빛나지 못한 지금의 나를 덜 초라하게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주변 사람들이 내 꿈을 향해 냉정한 말을 대신 쏟아내 주길 바라기도 했다.



“그만해도 돼.”
“다른 길을 가도 돼.”

그런 말들로 내 마음을 정리해 주길 바랐다. 하지만 이상하다.














포기하려던 밤이 지나 아침이 오면, 꿈은 다시 초여름 햇살처럼 내 안에서 은은히 살아난다. 생각해 보면, 그때 조금 더 유연하게 웃어넘겼더라면 괜찮았을까. 그때 조금 덜 조급했더라면. 웃지 못한 나 자신이 미워지는 순간도 있다.












2.jpg

감정의 구름이 머리 위에서 흩어지고, 저녁의 고요가 내려앉을 때면 내가 꿈을 향해 보냈던 수많은 기도와 노력들이 천천히 스쳐 지나간다. 잠들기 전만큼은 마음이 잔잔했으면 좋겠다. 그러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어딘가에서, 나의 꿈도 나를 향해 자라고 있지 않을까. 사랑이 누군가의 평온을 빌며 나 자신을 다독이는 일이라면, 꿈 또한 나의 가능성을 믿으며 스스로를 안아주는 일일 것이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해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그 마음이 얼마나 고요하고도 아픈지.











나는 나의 마음을 꿈에게 선물로 건넨 사람이었다. 그리고 선물을 줄 수 있었다는 건, 그만큼 내 안에 아직 풍요가 남아 있다는 뜻이다. 가진 것이 많은 사람만이 줄 수 있으니까. 그래서 이제 나는, 조금 더 큰 우주에게도 마음을 보낸다.


21.jpg

꿈에게 보내는 선물,
우주에 보내는 선물,
그 모든 것은 결국 나에게 되돌아올 것임을 알기에.

고요한 나의 세계에 머물 때,
내가 보내는 모든 마음은 다시 나를 향해 온다.

고요한 마음은 곧 우주의 마음이니까.













우리는 우주아래에서 자라고 있다. 현실의 소음이 잠시 나를 흔들어도 괜찮다. 나는 이제 고요하고 진실한 나의 마음을 믿기로 했다. 결과가 언제 오는지는 더 이상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내 진심은 이미 길 위에 놓였으니까.


어느 맑은 날, 조금은 느슨해진 가능성의 틈 사이로 내 마음의 빛이 조용히 스며들 날도 오겠지.












나는 이미 꿈에게 아름다운 마음을 보냈다. 이제 다시 나의 포근한 마음의 집으로 돌아와 고요하고 충만한 하루를 살아가면 된다. 문득 창밖을 바라보니 밤하늘의 별이 유난히 또렷하다. 별빛은 말없이 속삭인다. 자라는 것은 보이지 않을 뿐, 멈춘 적이 없다고. 그렇다면 나도 조용히 기도해야지.











706.jpg

내 꿈이 어디에 있든,
언제나 빛을 잃지 않기를.

그 기도는 결국,
나 자신을 위한 기도이니까.














**이 글의 여운을 초여름의 연둣빛으로 담았습니다. 아이폰 배경화면으로 내려받아, 하루의 시작과 끝에 이 마음을 조용히 꺼내보세요.**


블로그에서 만나실 수 있어요.




https://blog.naver.com/mollaebon/224233993715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