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않아도, 계속 걷는 중.

초여름, 연두빛 햇살이 비집고 들어오는 쪽으로

by 윤민아



| 마음을 모아둔 연둣빛 일기장.|



초여름.

연두잎을 타고

천천히 자라나는 꿈.




저는 이곳에

제가 오래 품어온
계절의 꿈을
조용히 기록하려 해요.









_완벽하지 않아도, 계속 걷는 중.

초여름, 연두빛 햇살이 비집고 들어오는 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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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여러 갈래 길 위에 서 있다. 불확실하고, 때로는 흐릿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길을 쉽게 접고 싶지 않았다. 정리하고 내려두는 것보다, 끝까지 한 번은 해보는 쪽이 나에게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이유는 분명했다.












나는 언제나 내가 선택한 사람이나 일, 그리고 꿈에 대해 그 끝이 무엇이든 한 번은 최선을 다해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었다. 결과보다 중요한 건 그 태도였다. 포기하지 않고 한 번은 부딪혀 보는 마음. 그것이 나를 나답게 만들었다. 나의 꿈은 아직 형태가 선명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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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가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결심했기에, 당장의 혼란이나 두려움이 와도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작업을 멈추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꾸준히 올린다’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두서없이 작업을 올리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통일감이 깨지는 것 같았고, 다시 완벽해지고 싶다는 마음이 고개를 들었다. 나는 원래 한 번 꽂히면 끝없이 정리하고 수정하려 드는 사람이다. 어지러운 상태를 오래 두지 못한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 선택을 하기로 했다. 정리보다 중요한 것은 흐름이었다. 리듬이 끊기지 않는 것. 최근 며칠간 힘든 일로 해야 할 일을 멈췄을 때 깨달았다. 이 흐름이 한 번 끊기면 다시 이어 붙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래서 지금은 조금 어설퍼도, 조금 정돈되지 않았어도 계속 가는 쪽을 선택한다.













방 청소도 비슷하다. 완벽하게 수납하려 들면 청소는 끝이 없다. 손님이 두 시간 뒤에 온다면 사람은 결국 보이는것부터 치운다. 지금의 나는 그런 상태다. 주어진 시간 안에서 꼭 해야 할 일을 먼저 하고, 더 분명한 방향이 생기면 그때 다시 가다듬어도 늦지 않다고 믿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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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니던 물류센터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곳으로 옮겼다. 새로운 공간, 새로운 동선, 새로운 사람들.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시간이 지나니 그냥 됐다. 어제는 저녁 6시부터 새벽 4시까지 일했다. 생각보다 버틸 만했다. 그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냥 움직이자.

작업도, 생계도, 나의 꿈도.

벌어진 일은 벌어진 일이고, 해야 할 일은 그냥 하면 된다.












새로운 센터 창문에 비친 내 모습을 보았을 때 이상하게 웃음이 났다. 별일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요즘은 자주, 일부러라도 웃어본다. 몸을 움직이면 마음도 조금씩 따라온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 일을 하다 문득 이런 생각도 들었다.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세상도 각자의 무게를 들고 있구나. 그 순간, 마치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조용히 말을 건네는 듯했다. 구름 사이로 고개를 내민 햇살처럼, 아무 말 없이 괜찮다고. 나는 늘 나를 지켜주는 어떤 힘을 믿으며 살아왔다. 잠시 흔들렸지만, 밖으로 나아가 계속 움직이니 그 힘도 다시 다른 방식으로 말을 걸어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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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편안해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괜찮다.

오늘도 나는 완벽하지 않아도

계속 나아가는 길을 선택한다.











정리되지 않아도, 모양이 아직 흐릿해도,

나의 꿈은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나는 그 곁에서 멈추지 않고 함께 걷는다.













**이 글의 여운을 초여름의 연둣빛으로 담았습니다. 아이폰 배경화면으로 내려받아, 하루의 시작과 끝에 이 마음을 조용히 꺼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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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