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은 성장의 증거.

아물지 않아도 , 나는 자라고 있었다.

by 윤민아




| 마음을 모아둔 연둣빛 일기장.|


초여름.

연두잎을 타고

천천히 자라나는 꿈.






저는 이곳에

제가 오래 품어온
계절의 꿈을
조용히 기록하려 해요.








1.jpg



_불안은 성장의 증거


마음에 난 생채기가 아직 남아 있는 것 같다. 내가 오래 바라보던 꿈과 관련된 무언가를 볼 때마다, 여전히 가슴이 저릿하다. 괜찮다고 말은 하지만, 그 꿈을 처음 품고 설레던 장소와 시간은 아직 쉽게 마주하지 못하겠다. 이 마음은 과연 아물 수 있을까.










이번 일은 여느 때와 달리 쉽게 잊히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무엇을 더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마음을 접어 두자니 모든 것이 영영 끝이 날 것 같고, 그렇다고 계속 붙잡고 있자니 혼자 애쓰는 일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2.jpg

나는 수없이 기도했고, 희망을 품었고, 그 꿈을 향해 실제로 걸어왔다는 사실. 그 시간들이 아무 일도 아니었던 것처럼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어딘가에는 내가 남긴 별빛 밤하늘 밭에 심은 노력의 씨앗들은 느리지만 성장하고 켜켜이 쌓여 가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나는 믿는다. 나는 결코 헛된 시간을 보내지 않았음을. 그리고 이 꿈은 언젠가, 나만의 계절 속에서 이루어질 것임을.











4.jpg

알면서도, 가끔은 아주 가끔, ‘혹시 내가 안될 걸 바라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친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 감정은 너무도 자연스럽다. 처음으로 진심을 다해 품어 본 꿈이었고, 익숙하지 않은 것을 바라기 때문에, 그리고 오랫동안 마음속에서 자라온 바람이었으니까. 마음이 그만큼 깊이 갔다는 뜻이고, 내 일상에서는 쉽게 느끼지 못했던 설렘과 생기를 주었기에 그만큼 간절했던 게 아닐까.











만약 익숙한 감정이었다면 이토록 조마조마하지도, 불안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불안은 실패의 그림자가 아니라, 아직 몸에 익지 않은 감정일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이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감정을 통과하고 있는 것뿐이다. 낯선 생각들이 아직 익숙하지 않아 불안한 상상이 따라오는 것뿐이다.










3.jpg

그렇다면 이 불안은 새로운 나로 자라고 있다는 증거다. 나는 지금 이 감정을 묵묵히 받아내고 있다. 나를 소모하지 않으면서, 조금 더 단단해지는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다. 아픈 마음을 안고도 하루를 살아내는 것, 그 자체가 성장이다. 성장은 언제나 익숙한 자리에서 낯선 방향으로 한 발 내딛는 일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이 꿈도 조용히 자라고 있는 중일 것이다. 성장은 결국 긍정적인 일이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믿는다. 불안 속에서도 나는 나를 믿고, 내가 걸어온 시간을 믿고, 다가올 계절을 믿는다. 긍정의 시선을 놓지 않는 한, 내 꿈은 언젠가 연둣빛으로 완성될 것이다.















**이 글의 여운을 초여름의 연둣빛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블로그에 오시면 사진을 소장하실 수 있어요. 하루의 시작과 끝에 이 마음을 조용히 꺼내어 보세요.**


https://blog.naver.com/mollaebon/224170162832










-

수요일 연재
이전 12화초여름 아침, 기다림을 예쁘게 밝히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