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아침, 기다림을 예쁘게 밝히는 방법.

희망을 기다릴 때 산뜻하게 기다리는 마음에 대하여.

by 윤민아

| 마음을 모아둔 연둣빛 일기장.|


초여름.

연두잎을 타고

천천히 자라나는 꿈.






저는 이곳에

제가 오래 품어온
계절의 꿈을
조용히 기록하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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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초여름 아침, 기다림을 예쁘게 밝히는 방법


며칠 전부터 내가 가야할 길에 대한 의심이 또 들기 시작했다. 아무런 신호도, 눈에 보이는 변화도 없이 가만히 멈춰 있는 듯했다. 처음 며칠은 괜찮았다. 꿈이라는 건 원래 그렇지 않은가. 매일 답을 주지도 않고, 노력한 만큼 바로 결과를 보여주지도 않는 법.











그 느린 속도까지도 나는 꿈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싶었다. 꿈을 향해 한 발 다가가는 일은 언제나 작은 용기가 필요하다. 그 용기만큼 희미한 설렘도 함께 따라온다. 그래서였을까. 아무런 확신이 느껴지지 않자, 안개낀 아침 공기처럼 모호한 감정이 가슴으로 내려앉았다.











초여름의 아침은 늘 애매한 온도를 품고 있다. 차갑지도, 따뜻하지도 않은 공기. 햇살과 그늘 사이에서 어디엔가 서있는 계절. 내 마음도 꼭 그랬다. 믿음과 불안 사이의 경계 위에 서 있는 느낌. 꿈을 위해 사는 건, 이렇게 스스로를 조금씩 의심하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의심 속에서 한 걸음만 좀 더 나아가면더 단단한 내가 자라나고 있다는 것도, 동시에 느껴졌다. 가만히 누워 있다가는 부정적인 생각 속으로 더 깊이 가라앉을 것 같았다. 나는 작은 결심을 하고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초콜릿 두 개를 꺼냈다.












단맛이 입 안 가득 번지는 순간, 마음 어딘가에서 작은 불빛이 켜졌다. 달콤한 음식들은 내 기분의 채널을 단번에 바꿔준다. 좋아하는 음악을 틀고, 커피를 따뜻한 우유에 섞었다. 천천히 녹아드는 커피 분말을 바라보며

‘나의 꿈도 저렇게 현실안에 서서히 녹아들고 있는 중일지 모른다.’라는 생각이 스며들었다.












아직은 초여름이기에 에어컨을 약하게 켰다. 따뜻함과 선선함이 섞인 공기가 어깨 위로 내려앉자, 방 안에 작은 희망의 계절이 하나 피어났다. 나는 다시 책상 앞에 앉았다. 이 자리는 언제나 나를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주는 자리다.












연습장을 펼치고 적어 내려갔다.
왜 불안했는지.
왜 아직 보이지 않는 결과에 마음이 흔들렸는지.
왜 우리는 꿈 앞에서 작아지는지.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기다리는 내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는 걸.
꿈을 향해 마음이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라는 걸.


그리고 또 하나.

나의 하루는 꿈의 속도에 매달려 있지 않다는 것.










나는 스스로를 돌보고, 스스로를 따뜻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기에 다시 한번 긍정의 마음을 가져본다. 서두르지 않고도 꾸준히 걸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나는 내가 걸어온 그 시간을 믿고, 그 믿음으로 나는 또 성장할거라고 다짐해본다.












이 기다림이 나를 더 깊게 만든다면, 그것은 이미 의미 있는 시간이다. 가끔 마음의 스위치가 꺼지는 날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괜찮다. 내가 다시 켜면 된다.











초콜릿 한 조각,

따뜻한 커피 우유 한 잔,

좋아하는 노래 한 곡,

그리고 오늘 해야 할 작은 행동 하나.

그것이면 충분하다.












눈앞의 결과를 마지막 장면처럼 생각하면 조급해진다. 하지만 모든 걸 과정 중 한 장면이라고 여기면, 이 기다림도 결국 나를 더 아름답게 해주는 시간임을 알게 된다. 초여름의 아침은 그렇게 말해주고 있었다. 꿈은 도망가지 않는다. 나는 오늘도 나의 속도로, 기다림을 예쁘게 밝히는 사람이 되어간다.




**이 글의 여운을 초여름의 연둣빛으로 담았습니다. 아이폰 배경화면으로 내려받아, 하루의 시작과 끝에 이 마음을 조용히 꺼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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