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어가는 시간

no worries 63

by 흰 토끼 네 마리

학교를 마치고 나를 만난 딸아이는 오늘 학교 북페어에 돈을 왜 이렇게 적게 넣었냐고 투덜, 아부다비에 모래먼지는 오후가 될수록 바로 앞 건물도 안 보일 정도로 심해지고, 수학 문제 풀라고 문제집 펴 주니 그림만 그리고 있는 딸아이. 내가 식사 준비하는 사이 태블릿 게임 한참이다.


식사를 준비하고 자리에 앉으니,

‘아차,‘온라인 원격 수업을 잊어버렸다.’

‘내 돈…, 내 정신’ 지난번에 일요일 낮이라 까먹고 그 이후 반성하고 반성하고 뭔지 모를 자괴감에 달력에 적어두고, 오늘 식사 준비하기 전까지 기억하고 또 기억했는데…


하루를 거쳐간 짜증이 한꺼번에 밀려온다.

나 스스로 나를 탓하게만 된다. 같은 실수를 하는 것만 같아서…그러다 슬퍼지기도 하고…

결국 어렵게 구한 맥주 한 캔.

‘실수한 게 싫은 걸까, 돈이 아까운 걸까, 아이 공부 타임을 놓친 게 화가 나는 걸까’

적다 보니 큰 일은 아니다. 반복된 실수란 게 나를 스스로 화나게 하는 것 같다.

맥주 한 캔 하며 숨 고르고 생각해 보니,

‘어차피 놓친 거, 어차피 지난 거’

그리고 이런 실수 안 하는 사람이 어딨어?

오늘의 1 day 1 plan.

적다 보니 그냥 별 거 아닌 일이구나 싶어 걱정과 짜증, 후회가 사그라진다. 맥주 때문인가?


늘 되묻게 되는 일상은 내가 아부다비에서 생활이 한국으로 돌아가고 나서 ‘아부다비에서 난 무엇을 하며 살았지?’로 생각해 본다. 유연하게 생각하기. 다양한 상황과 내가 닥힐 예상되는 짜증에 예전처럼 짜증 나게 반응하거나 미리 걱정하지 말고, 유연하고 다른 방법으로 대처하기.

나의 아이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외국생활과 코로나 상황은 아이와 붙어있을 시간이 많아진다. 사교육도 엄마와 함께인 경우가 많아 더욱 그렇다. 누구나 나의 아이에겐 기대가 크다. 그래서 때론 더 엄격해진다. 그래서 화고 내게 된다. 한 걸음 아이와 거리 두고 아이를 바라보기. 어떻게 보면 밝게 웃는 아이가 제일 행복할 수도…

(수학 문제 풀 때 돌아다녀도 화내지 않고 지켜보기… 간단한데 정말 어렵다)

지금이 나의 성장의 시간이라고 암시하기.

일도 쉬고, 아이와 남편 뒷바라지만 하고 있는 거 같은 나에게 늘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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