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끝물이겠지? 이미 유행 지난 것 아니야?라고 말하지만 관련 콘텐츠를 보게 되면 여전히 과몰입하게 되는 MBTI가 오늘의 주제입니다.
스터디를 주제를 선정할 때마다 'MBTI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하다가도 '이미 유행 다 끝난 것 같으니까 다른 주제로 하자.' 라며 몇 번 망설였어요. 누군가는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진짜 늦었다고 말하곤 하지만 '아니 늦으면 좀 어때?'라는 마음으로 오늘의 주제를 준비했어요.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MBTI의 인기는 다음과 같아요.
20년 초부터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어요.
점점 주목을 받다가 20년 6월 1차 전성기를 맞이합니다.
1차 전성기를 지나고 21년 10월에 인기가 살짝 주춤해요.
다시 점점 인기가 오르더니 21년 12월에 지붕킥을 찍으며 2차 전성기를 만나게 됩니다.
이후 22년 5월까지는 약간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요.
여러분은 MBTI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휴
MBTI에 대한 신뢰가 높지는 않은 편이에요. 본인이 직접 질문을 읽고 대답을 선택하기 때문에 진짜 나의 모습이 아닌 내가 원하는 모습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신뢰가 매우 높은 편은 아니지만 재미로 하기에는 나쁘지 않아요.
도밍고
지난 한 주간 3명 이상 만났던 모임을 떠올려보면 MBTI 이야기가 빠진 적이 없는 것 같아요. MBTI가 유행하면서 개인적으로 좋았던 건 근거 없는 혈액형에 따른 성격 이야기를 더 이상 하지 않아서 좋아요.
기억이 남는 MBTI를 활용한 마케팅 사례가 있는지?
휴
진짜 너무 많이 봤는데 오히려 기억에 남는 건 없네요. 오징어 게임 마케팅처럼 너무 많이 봐서 그런지 딱 와닿거나 기억에 남는 케이스는 없어요.
도밍고
저도 많은 단톡방에서 ‘이거 한 번 해봐~’ 하면서 친구들이 올려주면 그 당시에는 재미있어하며 열심히 참여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정작 기억에 남는 건 없네요. 유사한 마케팅이 너무 많이 진행되니까 방식도 너무 뻔하고 어떤 문항에 어떻게 대답하면 어떻게 이어질지가 너무 명확히 보여서 더 그런 것 같아요.
클로이
저도 좋은 사례로 딱 떠오르는 게 없어서 오히려 신기했어요. 잘해서 기억에 남는다기 보다는 가장 최근에 봐서 기억에 남는 사례는 있어요.
GS25와 제주맥주가 콜라보한 맥BTI로, 캔마다 MBTI의 16개 유형이 한 글자씩 적혀있어서 내 MBTI에 맞는 맥주 캔을 사도록 유도하는 마케팅이었어요. 편의점에서 4캔 맥주를 사게 되면 일반적으로는 4캔 모두 다른 브랜드의 맥주를 구매하게 되는데 해당 콜라보는 MBTI를 통해 4캔 모두 제주맥주를 사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해 괜찮은 콜라보라고 생각해요. 또, 내 MBTI 조합을 만들어서 SNS에 업로드하면 자연스러운 바이럴도 발생시킬 수도 있고요.
MBTI 관련 이벤트가 너무 많아 오히려 기억에 남는 것이 없는 포화 상태가 되었어요. 개인 또는 기업은 왜 MBTI에 과몰입하는 걸까요?
도밍고
사람은 자신을 정의하고 싶어 하는 성향이 있다고 해요. MBTI가 딱 그런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좋은 도구이죠. 또, MBTI에는 정답이 없다는 것도 과몰입의 요소라고 볼 수 있어요. 개인마다 특정 MBTI 검사 결과값이 나오긴 하지만 그 결과값에 대해 옳고 그름에 대한 정답은 없으니 끊임없이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는 것 같아요.
휴
최근 사람들이 타인이 어떤 사람인지 진심으로 궁금해서 파악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생각해요. 대부분 어떤 필요에 의해서 서로를 알아가죠. MBTI는 개인의 성격과 성향에 대해 이미 카테고라이징이 되어 있으니 많은 관찰과 고민 없이 상대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하나의 도구로서 사람들이 선호하고 좋아하는 것 같아요.
클로이
매 번 저희 스터디에서 좋은 콘텐츠는 끊임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준다라고 했었는데 MBTI도 같은 맥락에서 이야깃거리를 제공하는 좋은 콘텐츠이고 그래서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생각해요.
MBTI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나씩 가지고 있고 그 MBTI를 바탕으로 진짜 본인의 모습과 같은지 다른지부터 어떠한 상황에서 나라면 어떻게 행동하는지 까지 끊임없이 이야깃거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계속 사람들이 좋아하고 유행할 수 있는 것 같아요.
2년째 지속되고 있는 MBTI 트렌드를 통해 우리가 마케터로서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는 무엇일까요?
클로이
MBTI 유형화도 결국 세분화된 타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분화된 타깃이 공감할 수 있는 어떠한 상황을 제시하고, 그 상황에 공감한 타깃이 또 다른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바이럴이 되고, 그 바이럴은 새로운 콘텐츠가 되어 다시 세분화된 타깃에게 도달하고. 이러한 과정이 결국 마케팅의 정석이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MBTI 마케팅 정말 늦지 않았을까?
스터디가 끝나고 집에 가는 길 각자의 SNS 피드에서 발견한 MBTI 마케팅 사례
At the corner에서는 아주 작은 인사이트도
함께 나누고 고민할 수 있는 새 멤버를 기다리고 있어요.
66minjing@gmail.com로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At the corner의 이야기는 폴러리 또는 Apple 팟캐스트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코너에 몰리는 마케터들의 구석진 공간,
At the corner
클로이 Chloe
진심과 진정성으로 가득한 보부상 마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