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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니크 YOON May 08. 2022

나를 위한 꽃을 사다

쉬는 날 마트에서 장을 보고 오는 길에 꽃집을 보았다. 

작년 내 생일에 남자친구가 장미 100송이를 사준 적이 있다. 그 때 한참동안 생명체라고는 나 하나 밖에 없는 우리집에 핑크색 장미가 집 안 분위기를 그리고 나의 기분을 화사하게 해줬었다. 

그 기억이 나서인지 불현듯 꽃을 사고 싶어졌다. 

꽃 선물도 몇번 받아보고, 누군가를 위한 꽃을 사본적도 있지만 나를 위한 꽃을 사 본적은 한번도 없었던것 같다. 그래서 처음으로 나를 위한 꽃을 사보았다. 

해바라기를 닯은 밝은 오레지색 꽃을 골랐다. 

한 송이에 2,000원짜리 다섯송이.. 

꽃 값에 대한 개념이 없는 나는 만원어치의 꽃을 사면 꽤 풍성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소박하다. 순간 이게 만원의 값어치를 할려나 괜히 샀나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집에 꽃병이 큰 것밖에 없어서 저기에 다섯송이만 덩그러니 꽂아두니 왠지 더 초라해 보인다. 그래서 더 괜히 샀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이왕 산거 내가 제일 많이 왔다갔다 가는 동선인 부엌과 거실 사이의 책상에 올려 두었다. 그리고 지나갈때마다 보다보니 나름 기분이 좋아진다. 

큰 꽃병에 비해 적은 꽃송이이라 좀 초라해보여도 꽃은 꽃인가보다. 보고있으면 나도 모르게 슬며시 웃게된다. 이런게 만원의 행복인가 싶다. 어차피 나를 위한 꽃인데 화려하지 않고 풍성하지 않으면 어떤가. 이제 저 꽃은 매일 아침 저녁 나만을 위해 나를 웃게해주기 위해 피어있는 유일한 꽃일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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