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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니크 YOON Jun 13. 2022

커피를 끊은지 한달이 되었다.

불면증이 언제부터 있었던가..

내 기억으로는 35살이 넘어가면서부터인듯 싶다. 그 전까지는 밤에 커피를 마셔도 자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던것 같다. 


그런데 어느 날 부터인가 밤에 잠드는게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햇빛을 많이 쐬보아도 운동을 열심히 해도 쉽사리 잠들지 못했고, 겨우 잠들어도 숙면을 취하지 못했다. 새벽에 자다깨다를 반복했다. 그저 나이가 들면서 생각이 많아지고 걱정거리가 늘어서 그런가보다 싶어서 명상도 해보았지만 별로 효과를 보지 못했다. 


3일정도를 눈만 감은채 잠들지 못하고 거의 날밤 새다시피 보내다가 4일째쯤 몸이 견디지 못해 기절한듯 잠들었다가 그 다음날부터 또다시 잠을 못자는 패턴을 계속 반복하게 되었다. 이 방법 저 방법 다 써보아도 해결이 안되서 혹시 원인이 커피 때문인가 싶었다. 확실히 카페인에 좀 약해진것 같기도 했다. 왜냐하면 커피를 12시전에 한잔만 마신 날은 그나마 2~3시간 정도만 뒤척거리다가 잠들었지만 오후 3~4시 이후에 커피를 마신 날은 거의 뜬눈으로 밤을 새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커피를 줄여보려고도 하고 안 마셔보려고도 했지만 정말 너무 힘들었다. 일단 아침에 일어나면 카페인이 들어가야 하루를 시작할 수가 있었고, 대부분의 직장인이 그렇듯 식후 커피 한잔이 직장생활의 낙이기도 했다. 


이랬던 내가 커피를 끊게 된 계기는 바로 코로나19 때문이다. 코로나 이전에도 감기 한번 안 걸리고, 백신까지 맞았기 때문에 나는 정말 코로나에 안걸릴줄 알았다. 그런데 '안 걸리면 사회생활에 문제 있는 사람이다' 라는 우스갯소리 나올 시기에 나 역시도 걸렸다. 그동안 건강에 자만했던지라 나는 걸려도 무증상으로 넘어가거나 별로 아프지 않고 지나갈 줄 알았다. 그런데 왠걸.. 너무 아팠다. 특히 인후통이 너무 심해서 말도 못하고 침도 못 삼킬정도였다. 살다살다 이렇게 심한 인후통은 처음이였다. 침도 못 삼킬정도였으니 당연히 먹는것에 제한이 있었고, 처방약을 먹어야 하니 커피나 술은 자연스럽게 못마시게 되었다. 


격리를 하면서 정말 많이 잤다. 물론 몸도 아프고 약기운 때문에 많이 잔 것도 있지만 낮에도 자고 밤에도 자고 거의 하루에 15시간은 잔것 같다. 그것도 일주일 내내.. 그래서 이왕 일주일 커피 안 먹은거 이참에 끊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커피를 끊은지 두달이 되었다. 그동안 나름의 변화가 있었다. 


일단 잠을 좀 잘 수 있게되었다. 눕자마자 바로 잠드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1~2시간 이내에는 잠이 들었고, 중간에 깨는 빈도수도 줄었다. 아침이 아주 상쾌한 정도는 아니지만 자고 일어난 느낌은 들 정도로 좋아졌다. 부수적으로 심장 두근거림이 사라졌다. 언제가부터 아무이유없이 약간 신경쓰이는 일이 생기거나 스트레스 받는 일이 생기면 심장이 두근 거렸는데 그 증상이 사라졌다. 그 다음 치아 색이 좀 밝아졌다. 커피가 치아를 변색시킨다는 말이 있는데 확실히 안 먹으니 밝아진 것이 눈에 보인다. 또한 아침에 일어났을 때 입냄새가 안난다. 나이가 들수록 아무리 양치를 열심히하고 백태를 벗겨내도 입안의 상쾌함이 오래가지 않았는데 커피를 끊으니 상쾌함도 오래가고, 입안의 텁텁함도 없어졌다. (커피를 마실때도 대화상대에게 구취로 인해 불쾌감을 준적은 없다. 입안의 텁텁함을 나 혼자 느끼는 정도였다.)


하지만 매일 아침 아메리카노 한잔의 유혹을 참아내기란 쉽지 않다. 그리고 기분 탓일 수도 있지만 텐션도 떨어지고 무기력함과 두통이 있었다. 커피를 끊으면 일주일정도 두통이 생긴다고 하더라. 1~2주 지나니 두통은 사라졌다. 무기력함은 확실히 기분 탓 같다. 그동안 카페인으로 흥분상태를 계속 유지했던게 아닌가 싶다. 어쩌면 좀 기운없다고 느껴지는 이 상태가 진짜 내 기분이고, 내 성격이고, 내 텐션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 지겠지.. 하지만 여전히 더운 날씨에 누군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이키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가는건 어쩔 수없다. 


금연하는 사람들이 이런 마음일까? 날씨가 더워질수록 아이스 커피에 대한 유혹은 커지지만 커피 대용으로 여러가지 차를 알아가면서 참아내고 있다. 내 몸의 호전되는 증상들을 느끼면서 카페인 대신 다른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풀어보려고 계속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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