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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정연 Jan 09. 2019

쉴때는 제대로 쉬어라

“영미야! 갑자기 왜 울어?”

“선생님 저는 열심히 하는데 왜 성적이 올라가지 않죠?”

“지금 공부를 어떻게 하고 있니?”

“새벽 2시까지 주말에도 매일 해요. 그런데 성적이 오히려 떨어지는 과목도 있어요.”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 영미를 상담했을 때 자신은 열심히 하는데 왜 성적이 오르지 않은 지 너무 속상해서 울며 상담한 적이 있었다. 그때 내가 영미에게 이런 질문을 하였다.

“일주일에 휴식 시간이 언제니?”

대답은 자신을 위한 휴식 시간 자체가 없었다. 오직 공부만 하면서 자신의 체력과 지쳐가는 정신력은 고려하지 않고 오직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물론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는 것은 맞지만, 휴식이 없는 노력은 아무리 해도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 깔때기에 쌀을 무조건 넣는다고 쌀은 바로바로 빠져나오지 않는다. 깔때기에 쌀을 무조건 붓는다면 결국은 쌀은 넘치고 만다. 쌀이 깔때기에 다 빠질 때까지 기다리다가 다시 붓는 방법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자신을 재충전하는 휴식도 없이 무조건 노력만 하는 것은 오히려 자신을 지치게 만들고 결국은 눈만 멍한 채 의식이 흐려질 수가 있다.

학생들을 상담하면서 휴식이 너무 많은 것이 문제인 학생들도 많지만 가끔은 지쳐서 오는 경우가 있다. 휴식이 없는 학생들 그러면서 성적은 더 올리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다. 그런데 자신을 재충전하는 휴식이 없다면 자신의 꿈을 이루고 싶은 간절한 마음도 서서히 지쳐간다. 모든 것은 마음에서 시작된다. 내가 의사나 검사가 되기를 꿈꾸었다면 그 꿈은 바로 마음에서부터 시작된다. 마음에서 시작된 꿈은 구체적인 계획을 작성하기 위해 우리 뇌에 꿈을 보낸다. 뇌에서는 구체적인 계획을 작성하고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선별해서 우리에게 행동을 요구한다. 이처럼 모든 것은 마음에서 시작되는데, 휴식이 없게 되면 체력보다 먼저 우리의 마음이 지치게 된다. 마음이 지치게 된다는 것은 마치 멋진 자동차는 있는데 연료가 없는 경우와 마찬가지다.

그런 휴식 시간을 낭비라고 생각하는 때도 있다. 적어도 자신이 일주일에 5일에서 6일 열심히 공부하고 자신을 꿈을 위해 동아리 활동과 수행평가에도 충실했으면 적어도 하루나 이틀 정도는 자신을 위한 시간을 채워줘야 한다. 자신을 위한 시간은 부족한 수면도 되고, 아니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재충전을 해줘야 한다. 우리는 공부만 하는 기계도 아니고, 꿈만 보면서 달리는 기계도 아니다. 우리는 마음이라는 메커니즘에 의해서 움직인다. 슬픔, 분노, 행복, 기쁨 등 이런 섬세한 감정들은 마음이 먼저 느낀다. 슬픈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것도 마음이고, 재미있는 영화를 보면서 웃음을 만들어 내는 것도 마음이다. 이런 섬세한 마음이 휴식으로 인해 지쳐버린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고 다만 멍하니 지쳐가는 상태만 유지한다.

방송인 김제동 씨가 사자가 밀림에서 가장 강한 동물인 이유는 거대한 물소를 사냥할 수 있어서가 아니라 적들이 있는 가운데서도 배를 까뒤집고, 몇십 시간을 잘 수 있기 때문에 강자라고 강의한 적이 있다. 더구나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은 자기를 몰아붙이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조금 더 충분히 쉬게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 무조건 쉬고 즐기는 것이 올바른 휴식법일까?

쉬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제대로 쉬어야 한다. 학생들은 휴식을 너무 남용하는 때도 있다. 자신이 올바른 휴식을 취하고 있는지 아는 방법이 있다. 주중에 열심히 공부하고 주말에 휴식을 취했는데, 월요일 아침에 기분과 몸이 어떤 신호를 보내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새로운 한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이 의욕이 넘치지도 않고 오히려 짜증 나는 하루이고 몸은 피곤함을 느끼고 있다면 올바른 휴식을 취했다고 볼 수 없다. 학생들이 시험 기간이 끝나면 시험 스트레스를 풀려고 재충전이라는 핑계로 활력을 다시 불러일으킬 놀이를 주된 휴식으로 삼는다. 신나게 놀면 재충전이 되는 것이 아니다. 기분이 좋아졌다는 것은 착각이며 오히려 자신을 더 지치게 만든다.

그럼 어떻게 쉴 때 제대로 쉴 수 있을까?

반드시, 부족한 잠을 보충해야 한다.

학생들은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상담할 때 그들의 눈을 보면 몸은 깨어 있지만, 눈은 졸린 눈으로 멍하니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평일에 고등학생들이 보통 5시간 정도 잠을 자는데 이것은 매우 부족하다. 그런데 이런 생활이 습관이 되어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학생들도 있다. 뉴욕대학교 수면 장애 센터의 데이비드 래퍼포트 박사는 잠을 잘 자지 못하는 것을 가리켜 “금세기가 시작될 무렵에 널리 나타나고 있는 극히 심각한 현상 중 하나”라고 말했다.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학생들의 특징은 학교에서 성적 부진, 짜증, 집중력 저하 등으로 나타나게 된다. 그래서 나는 학생들에게 자주 권한다.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잠시라도 눈을 붙여서 잠을 잔다면 다음 수업 때 머리가 가벼워 집중력이 향상되니 짧은 잠을 권한다. 우리가 취하지 못한 숙면은 마치 ‘빚’과 같다. ‘빚’을 지면 언젠가는 갚아야 하는 것처럼 우리가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였다면 그 수면을 언젠가는 갚아야 한다.

충분한 수면을 취했다면 자신이 하고 싶은 운동을 하는 것이다. 육체적 건강이 정신적 건강을 이롭고 즐겁게 만든다. 그런데 학생들은 휴식을 취할 때 부족한 잠은 보충하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으로만 채우는 경향이 있다. 잠과 운동 중에 휴식을 줄 수 있는 것 중 하나만 고르라고 한다면 잠을 골라야 한다. 운동으로만 휴식을 채우게 된다면 우리는 그다음 날 지친 하루를 맞이하게 되며 또다시 짜증 나는 하루가 반복되게 된다.

충분한 수면과 적당한 운동을 하고 나서 그다음 단계는 무엇일까?

마음에 휴식을 주어야 한다. 휴식(休息) ‘휴’라는 한자에 사람 人과 나무 木이 합쳐진 단어이다. 즉 사람이 나무에 기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식’이라는 한자에 자신 自와 마음 心이 합쳐졌다.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돌아본다는 뜻이다. 그래서 휴식은 ‘나무에 기대서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는 것’을 뜻한다.

내일이 월요일이라면 일요일 저녁에는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자신의 마음에 양식인 독서로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충분한 수면과 운동이 우리의 정신과 육체에 휴식을 주었다면 우리의 마음에도 휴식이 필요하다. 앞에서 올바른 휴식법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새로운 한주가 시작된 월요일이 시작될 때 기분이 짜증 나고 몸이 지치면 올바른 휴식법이 아니라고 했다. 그 이유는 마음에는 휴식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음에 휴식을 줄 때 우리는 새로운 한 주를 열심히 보내고 구체적인 계획을 위한 동기부여를 받게 된다. 육체에 휴식을 주었다 해도 마음이 지쳐서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마음에 휴식을 주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음악을 들으며 휴식을 취하는 방법. 자신이 좋아하는 거리를 산책하는 방법. 자신의 꿈과 관련된 책을 읽어보는 방법 등 다양하다.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그것은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하면 된다. 하지만 자신의 마음에 소모적인 에너지를 요구하거나 마음이 활력이 아닌 지쳐가게 된다면 그것은 올바른 휴식법이 아니다.

마음에 자신의 첫사랑을 다시 심어주는 것과 같다. 사람은 누구나 첫사랑을 잊지 못한다. 결혼한 성인들이나 심지어 연로하신 분들도 자신의 첫사랑을 생각하면 입가에 미소를 짓는다. 첫사랑을 생각하면 그 누구도 우울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그 당시에 설렘과 그때 들렸던 음악과 음식 심지어 냄새까지 기억나게 된다. 마찬가지로 마음 자신도 첫사랑과 같은 꿈을 간직하고 있다. 마음에 꿈이라는 첫사랑을 다시 상기시켜 의욕에 불타오르게 만들어야 한다. 자신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던 꿈을 처음 만났을 때 그 감정을 다시 한번 불러 일으켜줘야 한다.

나는 휴식을 취하고 나서 새로운 한주가 시작되는 전날에 독서를 한다. 그때는 단지 지식을 얻는 독서가 아니다. 그것은 마치 나에게 의식과 같다. 새로운 한 주를 위한 자신의 동기부여 그리고 현재 나의 꿈을 위해서 어디까지 달리고 있는지를 점검하며 다시 한번 ‘화이팅’하며 마음에 의욕을 불러일으킨다. 휴식의 마지막에는 반드시 의식과 같은 자신의 마음에 스스로 동기부여 하여 의욕을 넘치게 해야 한다. 다음날 일어나면 그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침을 맞이한 하루가 행복하고 마음에서 의욕이 타오르고 있다면 그 자체가 올바른 휴식을 취했다는 증거다.

우리는 꿈을 향해서 계속 달릴 수가 없다. 계속 달리는 자동차도 점검이 필요하듯이 우리도 휴식이라는 점검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우리는 자동차 점검을 아무에게 맡기지 않는다. 올바른 점검을 위해서 자격이 있는 정비사에게 맡긴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휴식 역시 올바른 방법으로 취해야 한다. 앞을 향해 달리다가 잠시 쉬면서 자신의 마음과 함께 주변을 돌아보며 휴식을 충분히 취한다면 다시 앞을 향해 달려나갈 때 더 빠른 속도를 갖게 될 것이다. 마치 점검을 마친 자동차가 더 안정감 있게 빨리 달리는 것과 같다.

“사람은 일하기 위해서 세상에 태어난 것이다. 단지 명상하고 느끼고 꿈꾸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아니다. 모든 사람은 그의 능력에 따라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가장 빛나는 것이다. 일만 하고 휴식을 모르는 사람은 브레이크가 없는 자동차와 같이 위험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쉴 줄만 알고 일할 줄 모른 사람은 모터가 없는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아무 쓸모가 없다.” -헨리 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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