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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정연 Jan 12. 2019

프롤로그

프롤로그

‘어쩔 수 없지 뭐’가 아니라, ‘괜찮아 다음에 더 잘하자. 수고했어’라는 말이 듣고 싶다.

                      -입시를 앞둔 어느 여학생의 희망 사항-    

지금까지 약 15년 동안 아이들과 부모님들을 상담하면서 서로가 바라보는 시야가 다르다는 것을 많이 느껴왔다. 부모님들은 아이들의 마음을 알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정작 아이가 보여주는 것은 하나의 껍데기에 불과하다. 그만큼 아이들은 마음의 문을 닫고 있었다. 아이들의 깊은 속마음을 알고 싶어 나 역시 많은 대화법으로 접근하였지만 알기가 힘들었다. 학교생활을 하면서 학문보다는 ‘불신이라는 것을 배웠는지?’라는 의심까지 들기도 했다.

처음에는 설문 조사를 통해 알아보기로 했다. 아니나 다를까 많이 쓰면 5단어 혹은 백지상태로 제출하였다. 그래서 자신의 이름을 작성해서 망설이는지 싶어 무기명으로 설문 조사하였다. 나는 아이들이 이 정도로 힘들어하는 줄 몰랐다. 설문 조사 항목은 다음과 같다.

학교와 집에서 힘든 사례들

학교와 부모님에게 바라는 사항들

살면서 가장 행복하고 보람 있었던 순간

성공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기타 고민

무기명으로 설문 조사하니 내용 자체는 나에게도 충격이었고 한편 아이들이 이 정도로 힘들게 지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 설문 조사를 골자로 하여 아이들을 상담하면서부터 아이들은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았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아이들에게 고민을 해결하는 방법과 목적지만 알려주었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방법과 목적지를 위주로 상담할수록 그냥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고 만다.

그 이유는 아이들이 그런 마음을 갖게 된 ‘원인’이 무엇인지 몰랐다.

원인도 모르면서 방법과 목적지를 알려준다는 것은 오히려 우리 아이들을 더 지치게 했고, 결국은 일탈하는 아이들까지 발생하게 된다.

지금까지 설문 조사하면서 결론 내린 주요 원인은 바로 ‘환경’과 ‘왜 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런 혼란스러운 방황 속에서 학교에서 배운 것은 학문이 아닌 잘못된 경쟁과 사회에 대한 불신만 배우게 되었다. 심지어 어떤 학생은 ‘학교가 사회의 축소판이라면 사회는 더 끔찍하겠네요’라고 말할 정도다.

이런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올바른 경쟁을 배울 필요가 있다. 아이들이 지쳐있는 주된 원인 중 하나는 잘못된 경쟁이다. 우리 사회 역시 잘못된 경쟁을 조장하고 있다. 수시모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내신이다. 그런데 내신은 ‘상대평가’이다 보니 아이들은 남을 이기기 위한 경쟁만 배우게 된다. 하지만 남과의 경쟁은 우리 아이들을 더욱더 지치게 만든다. 그리고 그 경쟁이 너무 힘들다는 것을 알기에 한번 포기할 때 그것은 고등학교 전체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

올바른 경쟁은 자신과의 경쟁이다. 지금까지 학업으로 힘들어하는 학생들에게 올바른 경쟁의 중요성과 남이 아닌 ‘자신에게 인정받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를 강의하였다. 올바른 경쟁을 알게 된 많은 학생은 지금도 지치지 않고 오히려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어머님들을 상담할 때 종종 “우리 아이는 왜 꿈이 없는지 모르겠어요”라는 질문을 자주 하신다. 아이가 꿈을 갖도록 ‘어떻게 하셨는지’ 물어보면, 모든 부모님은 똑같이 학원도 보내고, 사교육도 시켰다고 말씀하신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이 빠졌다.

아이에게도 꿈을 찾을 기회를 주었는지…….

아이들의 속마음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어보았는지…….

TOP 5에 드는 아이들 고민 중 하나는 ‘제가 무엇을 잘하는지 모르겠어요’라는 고민이다. 지금까지 우리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가둔 채 살아왔다. 자신의 감정을 표출한다는 것은 크나큰 잘못으로 여기고 더욱더 감추고 있다. 하지만 그 감정 속에 아이들의 재능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간과하고 있다. 그런 감정을 감춘 아이들은 시키니까 마지못해서 하고 있다. 감정을 감춘다는 것은 ‘자신이 진정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자신의 재능을 감추는 것’과 같다. 아이들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

이 책을 쓰면서 눈앞에 많은 아이들이 어른거렸다.

스스로 생을 마감했던 학생.

너무 힘들어 조용히 눈물만 흘리던 학생들.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꿈을 이룬 학생들.

전교 1등이던 남학생이 흉악범죄로 지금도 소년원에 수감되어 있는 학생.

이런 학생들을 상담하고 그들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여 출발할 수 있도록 도왔던 시간은 한순간만 같았다.

이 책은 아이들이 자신의 가치와 재능을 찾고, 자신 스스로 방법을 찾는 목적으로 저술하였다. 이 책 사례에 나온 아이들 역시 지금 현재 대한민국 수험생들이 겪는 똑같은 아픔을 극복하고, 나아간 선배들이다. 이 책을 통해 더는 힘들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남이 아닌 자신에게 인정받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부모님들이 아이의 감추어진 속마음을 알고 이해해주기를 바란다.

“남이 정해주는 것을 이루는 과정은 재미없는 과정이다. 하지만 자신이 찾아낸 과정은 행복한 여행이다. 먼 훗날 ‘정말 멋진 여행이었어!’라고 자신에게 말하는 모습이 그려질 것이다,”

-본문 중에서

황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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