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부터 요리하는 걸 좋아했다. 요리를 잘했냐고 물어보신다면,,, "아니요!" 지금이야 먹을 만한 수준의 요리를 할 수 있지만 예전에는 아니었다. 반죽 농도를 잘 맞추지 못해서 떠먹는 부추전을 만든 적도 있었고 고춧가루를 태운 나머지 지옥에서 온 순두부찌개를 만든 적도 있다. 그냥 도전하는 게 좋았나 보다.
자취 인생 5년을 겪고 나니 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요리 실력도 이제는 남에게 식사를 대접할 정도가 되었다. 그래서 요즘은 베이킹도 스리슬쩍 도전해 보려고 이스트를 찾아다니고 있다. 이스트는 빵을 부풀려 주는 재료이다. 빵을 부풀려 주는 화학 재료 아니고 살아 있는 미생물이다.
미생물을 빵에 넣으면 발효과정을 거쳐 빵이 부풀어 오른다. 사실 발효과정은 미생물의 무산소 호흡이다. 말 그대로 산소의 사용 없이 이루어지는 호흡과정이다. 생명체는 포도당과 산소를 얻어서 이를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하며 에너지를 생산해 낸다. 이 과정이 산소 호흡이다. 반면, 무산소 호흡은 산소 없이 포도당만을 분해시킨다. 포도당이 피루브산으로 한 차례 분해되고 이 피루브산은 에탄올과 이산화탄소로 다시 한번 분해된다. 이때 나온 이산화탄소 덕분에 빵이 부풀수 있는 것이고, 에탄올 때문에 발효를 거친 음식은 약간의 신 맛이 나게 되는 것이다.
근래에는 '흑백 요리사' 요리 프로그램이 흥행했다. 이 요리 프로그램 이전에 '냉장고를 부탁해'가 있었다. 종영을 했다가 최근에 다시 방영을 시작했다. 이 요리 프로그램은 셰프들이 시청자도 한번 시도해 볼 법한 요리를 하기 때문에 즐겨본다. 게다가 셰프들이 종종 요리 방법이나 요리 기술도 설명해 주기 때문에 유익하다. 몇몇 요리 기술 설명을 들으면 과학적인데! 하는 것들이 있다.
튀일은 요리의 데커레이션이나 다양한 식감을 추가하기 위해 사용하는 요리 기술이다. 이는 물과 기름의 온도차를 이용해서 만든다. 물과 기름을 밀도가 달라서 한 프라이팬에 부으면 섞이지 않고 분리된다. 이때 물의 밀도가 더 높아서 물이 아래층, 기름이 위층이다. 이 위에 밀가루 반죽을 얇게 올린다. 이 상태로 불을 올리면 섭씨 100도가 되었을 때, 기름은 끓지 않지만 물은 끓게 된다. 그러면 물은 기체가 되려 하며 기포가 기름 위로 보글보글 올라오게 된다. 그러면 구멍이 송송 뚫린 바삭한 튀김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든 튀일을 요리 위에 올리면 요리가 순식간에 파인다이닝처럼 보인다.
어렸을 적엔 '냉장고를 부탁해' 프로그램이 그냥 재미있었다. 셰프들의 칼질이 하나의 퍼포먼스처럼 멋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요리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요리도 알면 알수록 더 맛있고 멋있는 작품이 만들어지는 게 하나의 학문이나 예술처럼 보인다. 나도 이제는 생존형 요리가 아닌 작품 같은 요리를 도전해 보고 싶다.
그런데 요리에 관심이 생기면 생길수록 주방 용품을 사고 싶은 욕구가 치솟는다....! 오븐, 휘핑기 너무너무 사고 싶어...! 예쁜 그릇들 코팅 좋은 프라이팬! 전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