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동안 참아왔던 여행을 대학생이 되자마자 재개했다. 대학생 첫여름방학 때 가족여행으로 라오스에 갔다. 비행기에 오르기 전 인천공항에서 밥을 든든히 먹고 출발한다.
라오스 여행 테마는 액티비티였다. 정말 많은 액티비티를 즐겼다.첫날은 수도인 루아프라방에서롱보트를 탔다. 강에서 타는 기다란 보트였는데, 정말 빠른 속도로 달렸다. 보트 빠르기 때문에 물줄기가 흩어졌다. 그 흩어진 물보라를 맞으며, 바람을 맞으며 신다게 달렸다. 스트레스가 풀리는 속도였다.
다음날은 본격적인 액티비티를 위해 방비엥으로 향했다. 두 번째 액티비티는 사륜자동차이다. 생긴 건 카트라이더 자동차처럼 생겼다. 많이 빠르지는 않은데 승차감 덕분에 빠르게 느껴진다. 면허증이 없이도 운전 가능한 자동차였지만 나의 유일한 자동차는 범버카 밖에 없기에 현지인이 운전을 대신해줬다. 숙소에서부터 짚라인이 있는 곳까지 달렸다. 많은 숲길과 농촌 길을 달렸다. 달리는 도중 현지 운전사와 대화했다. 알고 보니 나와 동갑이었고, 덕분에 라오스 전통집과 다른 라오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동남아인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 자체로도 신기하고 재밌었다.
사륜자동차를 신나게 타며 짚라인 장소로 도착했다. 짚라인은 산봉우리를 옮겨 다니도록 설치되어 있었다. 아찔한 높이와 속도감. 겁이 날만도 한데 그 산골짜기를 가로지를 때 푸르른 시야가 마음을 편안하고 상쾌하게 만들었다. 또 짚라인을 타는 순간 바람이 머릿결을 스치며 지나가고 푸른 나무와 논, 밭이 무엇으로도 가려지지 않은, 트인 광경을 볼 때 여유로움을 느꼈다.
롱보트 타고 있는 글쓴이 시점
다음 액티비티는 내가 정말 기대하던 블루라군이다! 블루라군은 숲 속에 있는 에메랄드 빛 샘물이다 나무들 사이의 샘물이어서 동화 속에 나올 것만 같은 곳이다. 유난히 청량한 물색과 그 시원한 수온에 들어가면 내 마음까지 청량하게 만든다.
그곳의 액티비티는 수영과 다이빙이다. 5m 높이와 7m 높이의 다이빙대가 있었다. (놀랍게도 다이빙대는 아니고 그냥 나무이다.) 그곳에 많은 여행객들이 다이빙을 재밌게 즐기고 있었다. 모르는 사람이지만 다 함께 카운트 다운도 해주고 '할 수 있어!'라고 응원도 해주고 있었다. 나도 뛰고 싶었다. 처음엔 마음의 준비로 5m를 뛰었다. 사실 이 높이는 다이빙을 하는 거 같지도 않았다. 그냥 점프 정도? 그래서 바로 7m로 올라갔다. 7m에 올라가니 이 높이 꽤 높았다. 2m 차이가 이 정도 인가 싶었다. 쬐그마한 내가 올라가니까 밑에 있는 사람들이 you can do this! come on! jump! 외치며 응원해 줬다. 기분이 좋았다. 처음 본 누군가가 나를 응원해 주다니. 그래서 사람들의 카운트 다운 소리에 맞춰 뛰어내렸다.
그런데 뛰어내리는 순간은 낭만적이진 않았다. 어찌나 계속 떨어지던지, 그 짧은 순간에 "아직도 떨어져?"라고 생각했었다. 떨어지는 시간이 믿기지가 않아서 숙소로 돌아와 몇 초 떨어졌는지 계산했다. 고작 1.18초 동안 떨어진 건데,,, 그 짧은 시간이 길게 느껴지다니,,, 또, 물 표면에 막 닿았을 때 손바닥이 너무 아팠다. 그래도 다이빙 후 물 저 깊숙한 곳까지 들어갔다가 다시 올라와 숨을 탁 쉬었을 때의 쾌감이 말도 안 되게 짜릿하고 상쾌했다. 또 가고 싶다.
블루라군
라오스는 과일도 정말 맛있는 나라이다. 동남아의 열대 과일이 맛있지 않은가! 망고를 우적우적 씹어 먹었고 망고스틴도 몽땅 까먹었다. 어쩜 이렇게 맛있는 과일을 원 없이 먹고 있다는 것이 행복했다.
열대 과일들
라오스는 농촌이어서 마음이 편해지는 곳이었다. 특히 아침밥을 먹기 전쯤의 공기가 가장 맑았다. 산봉우리에 구름이 껴있고 살짝 안개가 자욱해서 더 편해지는 시간이었다. 라오스 여행 마지막까지 그 시간을 즐겼다. 가끔 여유를 갖고 싶을 때 사진을 꺼내며 이때의 생각을 종종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