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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여행1

유럽 첫 자유여행 / 영국 도착부터 DAY1까지

 대학생이 된 후 수학 학원에서 조교로 아르바이트하며 모은 돈으로 친구들과 유럽 여행을 갔다. 사실 유럽은 내가 9살쯤 가족들과 다녀왔지만 너무 어렸던 터라 그 느낌과 몇몇 장면만 남고 기억나는 것이 많이 없다. 오히려 좋았던 감정만 남아서일까 갔던 곳에 또 가고 싶어졌다. 그래서 처음으로 나의 힘으로 돈을 모아 유럽여행을 계획했다. 영국에서 3박 4일, 프랑스에서 4박 5일, 이탈리아 베네치아 2박 3일, 피렌체 2박 3일, 로마 3박 4일. 총 14박 15일 일정. 모든 여행 일정도 친구들과 직접 계획했고, 호텔, 박물관, 미술관, 각종 입장료 예약, 비행기, 교통 예약 등등 모든 것을 준비했다. 그렇게 준비하고 인천 공항으로 출발했다.


 영국 런던, 히드로 공항 도착

입국 심사를 위해 줄을 섰다. 내가 먼저 가게 되었는데 누가 봐도 어린 외국인 3명이서 여행 온 것이 보였는지 3명 모두 한꺼번에 입국심사 하겠다며 심사관이 손짓을 했다. 실전 영어 듣기였다.

"영국에는 며칠 머무를 예정이니?" "3일이요."

"영국 다음 여행지는 어디니?" "프랑스요."

"총 여행기간은 며칠이니?" "14일이요."

다행히 입국 심사관이 또박또박 말씀해 주셔서 모두 알아들을 수 있었다. 짐을 찾고 공항에 나오니 벌써 밤 9시였다. 런던의 전철을 타고 숙소가 있는 곳까지 또 찾아가야 했다. 처음으로 맞이한 영국 지하철은 되게 아기자기했다. 그리고 무슨 에스컬레이터가 무지하게 빨랐다.


 다행히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짐만 두고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기내식 이외에는 먹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솔직히 유럽의 밤은 무섭다고 알고 있어서 어두워지면 밖에 나가지 않을 예정이었지만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사람이 정말 많았다. 그래서 나가서 저녁을 먹기로 한 것이다. 숙소로 근처에 버거킹이 있어서 영국의 첫 식사는 버거킹이 되었다.


DAY1

진짜 영국의 첫날. 정말 가보고 싶었던 그리니치 천문대를 방문하는 날이다. 그리니치 천문대는 지구 시간의 시작점, 즉 본초 자오선이 있는 곳이다. 그리고 천문대답게 옛날 과학자들이 별을 관찰하는 도구, 해시계, 시계의 발전 등등 신기한 것들이 많았다. 친구들과 천문대를 견학하며 왜 천문대인데 시계가 이렇게 많이 있을까? 이야기 나눴다. 우리의 결론은 아마도 영국은 날씨가 좋지 않아서 해시계가 무용지물이니, 별도 구름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으니 시계를 발명하려고 하지 않았을까이다. 그렇게 시간과 시계에 열중하다 보니 본초 자오선까지도 만든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했다.

그리니치 천문대 입구, 본초 자오선


그리니치 천문대 견학을 마친 후 다시 런던 시내로 와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 식당은 특별히 계획하지 않아서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베트남 쌀국수를 먹으러 갔다. 영국까지 와서 베트남 쌀국수라니... 그런데 영국에서 먹었던 음식 중에 베트남 쌀국수가 제일 맛있었을 줄은 누가 알았을까....

영국 DAY1 점심



저녁 일정은 뮤지컬을 보러 가는 것이다. 외국에서 꼭 뮤지컬을 보고 싶었었다. 하지만 우리 셋 중 그 누구도 영어 능통자가 없기 때문에 모두가 알고 있는 내용의 뮤지컬을 골라야 했다. 그래서 '레미제라블'을 결정했다. 뮤지컬 극장으로 가기 전에 걸어서 타워 브릿지를 구경했다. 템스 강을 걸으면서 타워 브릿지 전체를 구경하기도 하고 타워 브릿지를 직접 건너기도 했다. 소라색 빛의 타워 브릿지는 런던, 템스 강에 잘 어울리는 색이었다.

타워 브릿지 가는 길, 타워 브릿지 위, 템스 강에서의 타워 브릿지


그리고 뮤지컬 시작하기 전에 '에프터눈 티'를 먹으러 갔다. 에프터눈 티는 차와 디저트이다. 영국 귀족들이 즐겨 먹었다고 한다. 디저트의 구성은 맨 아래층은 샌드위치 종류, 다음 층은 스콘 종류, 맨 위에 층은 달달한 케이크 종류들로 비치되어 있다. 정말 고풍스러운 인테리어에 고풍스러운 디저트들. 하지만 샌드위치 종류가 말도 안 되게 짰다. 뱉고 싶을 정도로 짰다. 이걸 어떻게 맨입으로 먹을 수 있을까 생각하며 홍차로 입을 헹궜다. 에프터눈 티를 먹는 동안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영국 귀족의 한 장면처럼 우아했을지 몰라도 내 입안은 뱉고 싶은 충동을 참고 있었다. 그래도 다른 디저트들과 차는 정말 맛있었고 그 분위기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에프터눈 티


시간에 맞춰서 극장에 도착했다. 극장에 들어가자마자 샹들리에가 있었다. 밝기가 어두워지면서 레미제라블이 시작되었다. 영어는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를 들으면서 이야기의 어디쯤임을 짐작하고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었다. 극장을 나오며 레미제라블을 극장에서 직관했다는 것과 그것을 런던에서 봤다는 사실에 알 수 없는 기쁨이 몰려왔다. 아침부터 밤까지 영국의 첫날을 아낌없이 즐겼고 새로운 경험도 많이 했다. 숙소에 들어가서 쉬며 런던에서의 하루를 마무리했다.

레미제라블 뮤지컬 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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