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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막여우 Feb 12. 2024

[14] 유럽여행을 준비하며 아이와 함께 읽은 책

독서리스트

아이를 키우다 보면 우리 아이가 영재가 아닐까 착각하는 순간이 있다. 특히 만 3세 아이의 호기심이 폭발할 때 더욱 그렇다. 공룡에 심취한 아이는 어려운 학명을  줄줄 외우고, 남아라면 로봇, 공룡, 자동차 하나를 좋아하는 경우가 많다. 그때 우리 아들은 지리에 빠져들었다. 대륙별 국가 위치, 수도, 국기, 역사, 언어, 화폐  모든 것에 관심이 넘쳤다. 당연히 다른 나라를 직접 가고 싶어 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하늘길이 막혀 있었다. 강화도, 경주, 부여, 공주 등 국내 문화유적지전국 역사박물관만 열심히 다녔다. 엔데믹 시대를 맞이하여 이번 유럽 여행은 아이의 지리적 호기심을 채워주기 위해 떠나게 되었다.


1. 역사, 문화


1-1. 역지사지 세계문화 이탈리아, 스위스

역지사지 세계문화 이탈리아, 스위스

지리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던 시절, 도서관 책과 단행본만으로는 아이의 호기심을 채우기 부족해서  세계지리 전집을 구입했다. 어린이 도서관 몇 개를 돌며 아이가 직접 골랐기 때문에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다. 다른 세계지리 전집과 다른 점은 실사가 많고 역사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 중에서 아이가 특히 좋아한 나라가 스위스였다.


1-2. 로마와 르네상스의 나라 이탈리아 이야기

로마와 르네상스의 나라 이탈리아 이야기

이탈리아 여행이 정해진 후, 아이는 '로마와 르네상스의 나라 이탈리아 이야기'를 읽기 시작했다. 책가방에 넣어 다니며 학교 쉬는 시간에도 틈틈이 읽었다. 오랜 시간 들고 다니느라 책은 구겨지고 물에 젖어 꾸깃꾸깃해졌지만 진도가 잘 안 나가는 것 같아 내가 한번 읽어보았다. 제목처럼 이탈리아 역사 중 로마와 르네상스 시대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었는데, 내용은 좋았지만 초등학교 1학년에게는 다소 어려운 수준이었다. 초등학교 중학년이나 고학년에게 더 적합할 것 같다.


1-3. 고고 카카오 프렌즈 이탈리아, 스위스

고고 카카오 프렌즈 이탈리아, 스위스

그래서 사 준 책이다. 아이는 도서관 갈 때마다 고고 카카오 프렌즈 시리즈를 좋아하지만, 학습만화라는 이유로 사주지 않았다. 여행을 준비하며 스위스와 이탈리아 두 권만 예외적으로 구입했다. 여행을 다녀온 지금까지도 몇 번을 반복해서 읽으며 좋아한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이 프랑스를 시작으로 각 나라를 여행하며 모험을 펼치는 만화이다. 계속 출간되고 있어 도서관 갈 때마다 다른 책도 읽고 있다.


1-4. 하룻밤에 읽는 유럽사 

하룻밤에 읽는 유럽사

유럽 역사는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기에 좋았다.


1-5. 이탈리아 역사 다이제스트 100

이탈리아 역사 다이제스트 100

이탈리아 역사를 한 권으로 정리한 책을 찾으려고 했는데 의외로 어려웠. 이탈리아 역사책은 많지만 통사는 찾기 힘들었다. 결국 절판된 책을 중고로 구입했다. 

제목처럼 이탈리아 역사의 중요 주제를 100개의 챕터로 나눠서 설명하고 있다. 입문용이라고 하지만 내용은 쉽지 않다. 검토를 제대로 안 했는지 간간이 문장 오류나 오타가 있는 점이 아쉽다. 


서로마 멸망 이후 1861년 이탈리아 통일 이전까지 이탈리아는 한 번도 통일된 적이 없는 도시국가였다. 그래서 통사보다는 로마나 르네상스 시대를 다룬 책이 많은 것 같다. 


서양미술사에서 이탈리아는 로마 건축, 르네상스와 바로크 회화, 조각이 가장 중요하게 다뤄진다. 그 외 로마네스크 피사 성당,  20세기 초 미래주의, 80년대 신표현주의 트란사반구 아르디아 정도가 전부이다. 이 시대 외 이탈리아 역사에서 큰 두각을 나타낸 적이 없었다. 역사의 발전과 예술의 발전이 함께 움직이는 것이 흥미로웠다.


1-6. 세계 문화 여행 스위스

세계 문화 여행 스위스

스위스 역사를 다룬 책 찾기가 쉽지 않았. 유럽 각국의 역사는 유럽사의 맥락에서 함께 읽어야 할 것 같다. 이 책은 간단하지만 스위스 역사를 포함하고 있고 그 외 문화, 정치, 관습과 전통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스위스는 여행 안내서가 대부분이고 문화나 역사를 다룬 책은 많지 않았다. 번역이 매끄럽지 않아 가독성이 떨어졌지만, 꾸역꾸역 이 책을 완독한 이유이다.




2. 그리스로마신화 

유럽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즐기기 위해 유럽 역사, 문화, 미술에 대한 지식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성경과 그리스 로마 신화는 유럽 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꼭 알아야 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부족했던 부분이 그리스 로마 신화였기 때문에 이번 여행을 준비하며 가장 중점적으로 공부했다.


2-1.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5권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2권은 20여 년 전 출판된 초판본이다. 당시 이 책을 계기로 그리스 로마 신화 붐이 일었고 이윤기는 유명 작가가 되었다. 회화와 조각, 유적지 도판이 풍부해서 시각적 즐거움도 준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복잡한 그리스 로마 신화 12개의 주제로 나누어 정리했다. 신화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기 위해서였겠지만 오히려 구성이 산만하고 반복적인 느낌을 주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가 재미있다는 것을 처음 느끼게 해 준 책이었지만 결국 2권까지만 읽었다.


이후 5권까지 출간되었다는 것과 작가가 이미 고인이 되셨다는 것을 이번에야 알게 되었다. 3~5권도 구입하여 1권부터 순차적으로 읽었다.

20년 전 정가가 12,000원이었는데 현재 13,500원이다. 물가 상승률에 비해 책 값은 크게 오르지 않은 것 같다. 출판 환경의 변화, 독서 인구 감소, 이북의 등장 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겠다.


3권은 1~2권과 마찬가지로 12개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평소 그리스 로마 신화가 힌두교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리스 문화에 미친 인도 영향에 대한 글이 특히 흥미로웠다.


4권은 헤라클레스의 12가지 과업을 다루고 있다. 서양 세계에서 헤라클레스는 '초인간적 남성스러움'의 상징이며 '헬레니즘의 삼손'이라고 불릴 만큼 인기 있는 주제이다. 헤라클레스는 사자 가죽과 몽둥이를 든 모습으로 주로 표현되는데, 우리의 금강역사상은 인도 간다라 미술을 통해 전해진 헤라클레스라고 한다. 


5권은 이아손의 아르고 원정대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아손의 영어 이름은 제이슨이다. 서양의 흔한 이름은 모두 성경 인물에서 유래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온 이름이었다는 것이 의외였다. 그런데 역으로 생각해 보면 그 시대 흔한 이름이었기 때문에 성경에 등장했을 수도 있겠다.


마지막 5권에는 작가의 답사 여행 경험이 담겨 있다. 이윤기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이윤기 작가는 신학을 전공했다. 신학 대학은 기독교뿐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종교를 다 공부하기 때문에 이윤기도 그렇게 신화를 접했을지 모른다. 그래도 종교를 일신교와 다신교로 나눈다면 기독교와 그리스 로마 신화는 서로 너무 다른 영역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전공이 신학이었다는 사실은 놀라웠다.

둘째, 이윤기 작가는 50대에 처음으로 그리스를 여행했다. 막연히 이윤기도 유홍준처럼 젊은 시절부터 답사 여행을 다녔을 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저자의 젊은 시절은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했기에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지만 그래도 그리스 로마 신화를 연구하는 사람으로서는 출발이 많이 늦었다고 생각했다. 이윤기가 그리스 로마 신화로 유명해진 것도 답사 이후이다. 50대에도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그의 모습은 50이 멀지 않은 나에게 힘이 되는 메시지였다. 작가답사 시작 10년 후 세상을 떠나는데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마지막 십 년은 아름다운 시간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2-2. 세계 명화로 그리스 로마 신화 읽기

세계 명화로 그리스 로마 신화 읽기

아이도 그리스 로마 신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책을 사 달라고 했다. 단, 만화가 아닌 것으로. 아이는 카카오프렌즈 외는 만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실제 어린이 그리스 로마 신화는 만화가 많았다. 서양 회화와 조각 상당수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주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명화를 통해 신화를 접하게 하는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절판된 책을 중고로 구입했다. 명화는 풍부하게 많이 실려 있는아이가 재미없어했다.


2-3. 레벨업 카카오프렌즈 그리스로마신화 

레벨업 카카오프렌즈 그리스로마신화

아이가 도서관에서 보고 직접 고른 책을 어린이날 선물로 사 주었다.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이 책은 만화가 아니고 명화가 많이 들어 있다. 1권은 그리스 로마 신화의 시작과 올림포스 12 신의 탄생을 다루고 있으며, 2권은 그리스 로마 신화를 토대로 한 별자리를 다루고 있다. 3권은 예술 작품과 유적을 중심으로 그리스 신들을 설명한다. 초등학교 저학년이 읽기 쉽게 상세한 설명과 단원별 관련 퀴즈가 포함되어 있다. 아이는 특히 퀴즈 푸는 것을 좋아했다.


2-4. 벌거벗은 세계사 - 그리스 로마 신화

벌거벗은 세계사 - 그리스 로마 신화

거실 서재화가 유행이지만, 우리 집은 대형 텔레비전이 거실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아이는 텔레비전을 좋아한다. 특히 해외여행 관련 예능이나 다큐멘터리를 많이 본다. 그리고 벌거벗은 세계사와 벌거벗은 한국사 시리즈를 좋아한다. 책으로도 나왔다고 아이가 사달라고 했다. 어린이 도서관에서 빌려 읽어보니 한 권으로 전체적인 개요를 이해하기에 좋았다.



3. 미술


3-1. 바티칸 미술관에서 꼭 봐야 할 그림 100

바티칸 미술관에서 꼭 봐야 할 그림 100

'손 안의 미술관' 시리즈 중 바티칸 미술관이다. 가이드 없이 자유 관람한다면 반드시 읽고 가길 추천한다. 투어를 하더라도 읽어두면 더욱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 유홍준의 말처럼,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에.

회화 갤러리, 라파엘로의 방, 시스티나 성당 속 그림을 다루고 있으며, 형식은 딱딱하지만 의외로 재미있다. 아이도 어깨너머 함께 읽어서 바티칸 박물관 방문 시 더욱 재미있어했다. 단, 제목대로 그림만 있조각을 다루지 않은 것이 아쉽다.


3-2. 키라의 박물관 여행 - 바티칸 미술관

키라의 박물관 여행 - 바티칸 미술관

'키라의 박물관 여행' 시리즈 중 바티칸 미술관이다. 아이에게 다소 어려운 내용이라 하루에 챕터 하나씩 읽어주었다. 별로 재미없어해서 박물관에서 다시 설명해주려고 했는데, 실제 작품을 보니 책에서 읽었던 내용을 잘 기억하고 있었다.


3-3. 90일 밤의 미술관 : 이탈리아

90일 밤의 미술관 : 이탈리아

'90일 밤의 미술관' 시리즈 중 이탈리아 편이다. 이탈리아 가이드 네 명이 로마, 피렌체, 밀라노, 베네치아, 나폴리의 미술관과 성당에 소장된 미술품 90개를 소개한다. "아, 이 작품이 여기에 있었구나!" 하면서 읽었다. 가볍고 재미있는 글이라 쉽게 읽을 수 있다.


3-4. 잰슨의 서양미술사, 클릭 서양미술사

잰슨의 서양미술사, 클릭 서양미술사

잰슨의 서양미술사는 서양미술을 학습하는 데 필수적인 교과서이다. 여행 계획과 관련된 부분만 발췌하여 읽었다.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도판은 '클릭, 서양미술사'에서 더욱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4. 그 외


4-1. 다시 떠나는 이탈리아 & 스위스 여행

다시 떠나는 이탈리아 & 스위스 여행

여행 준비를 위한 가벼운 입문서이다.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을 하지 못하면서 여행 관련 신간 서적이 별로 없기도 했다. 관광 가이드가 쓴 책으로 여행지에서 가이드가 해줄 법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한국인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유럽 국가는 이탈리아와 스위스라고 한다.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유산이 풍부하기 때문일 것이다.


4-2. 이탈리아의 사생활

이탈리아의 사생활

이탈리아에 대한 알베르토 몬디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알베르토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이윤주 작가가 글을 썼다. 알베르토의 말투가 그대로 음성지원하듯 술술 읽힌다. 여행을 앞두고 가볍게 읽었는데, 특히 커피에 대한 이야기가 좋았다.


4-3. 유럽도시기행

유럽도시기행

각 도시를 특징짓는 문장들이 좋았다.


로마는 전성기를 다 보내고 은퇴한 사업가를 닮았다. 대단히 현명하거나 학식 있는 사람은 아니었으나 뛰어난 수완으로 돈과 명성을 얻었고, 나름 인생의 맛과 멋도 알았던 그는 빛바랜 명품 정장을 입고 다닌다. (p 165)


4-4. 예술, 도시를 만나다

예술, 도시를 만나다

이탈리아 내용은 많지 않지만, 유럽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특히 첫 장 그랜드 투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인상적이다. 그랜드 투어는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 영국을 비롯한 유럽 귀족들이 필수적인 교육 과정이었던 이탈리아 여행을 말한다.


4-5.  가이드북

요즘은 블로그, 유튜브, 여행 카페 등 온라인에 정보가 넘쳐나지만 아날로그 세대인 나는 여전히 인쇄된 책자가 편하다. 스위스와 이탈리아 가이드북 각 두세 권씩 읽고, 이북으로 받아 여행 중 스마트폰으로도 읽었다. 여행지에서 정보를 찾아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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