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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투어

서울대 규장각 & 서울대 박물관

by 사막여우

목요일마다 아이와 가던 박물관 일정에 약간 차질이 생겼다. 그래서 예전부터 아이가 궁금해했던 서울대 투어를 하기로 했다.


서울대에서 운영하는 투어 프로그램도 있지만, 강당에서 서울대 설명 듣고, 서울대 관련 퀴즈 풀고, 단과대 하나 둘러보는 정도여서 썩 내키지 않았다. 그래서 아들과 둘이서 자유롭게 둘러보기로 했다.


학교 내부에서 이동이 힘드니 차를 가져갈까 했는데, 새로 생긴 신림선도 궁금하고 아이가 학교 내부로 다니는 시내버스를 타고 싶어 해서 대중교통으로 갔다. 다행히 우리가 방문한 날 날씨가 따뜻해서 산책하기 좋았다.

신림선

신림선은 두 개량으로 이루어진 경전철이다. 무인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앞창으로 전철의 움직임을 볼 수 있다. 기관사는 안 계시지만 담당 직원이 동승한다.


관악산(서울대) 역

종점인 관악산(서울대) 역에서 내려 조금만 걸으면 입구 샤가 보인다.

서울대 정문

포토존 의자도 생기고 넓은 광장이 조성되었다.

서울대 캠퍼스 지도
서울대 지도

정문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은 후 5513번 시내버스를 타고 4 정거장을 지나 공대입구에 내렸다. 도서관, 박물관 등 주로 방문할 건물은 정문에서 그리 멀지 않고 걸어 다닐만한 거리에 모여있다. 하지만 정문에서부터 계속 오르막이기 때문에 일단 버스를 타고 공대 입구로 간 다음, 글로벌공학관에서 점심을 먹고 슬슬 걸어내려 가면서 둘러보기로 했다.

공대 입구
서울대 도서관

공대에서 걸어 내려오면 도서관이 보인다. 새로 생긴 관정도서관이다. 옛 도서관을 둘러싼 형식으로 지었다. 기존 건물을 보존하면서 같은 자리에 설계한 방식이 특이하다.


서울대 도서관 바로 앞에 교보문고가 있고, 그 옆에 기념품샵이 있다. 아이가 가장 좋아한 곳이다. 여기서 기념품으로 학용품을 몇 개 사고 다시 이동했다.

자하연

꽁꽁 얼어붙은 자한연을 지나 계속 걸어내려 가면 규장각이 나온다.

서울대 규장각

서울대 규장각은 창덕궁 규장각에서 소장하던 문헌을 옮겨와 보관, 연구, 그리고 전시하는 곳이다. 고도서 17만 5천여 책, 고문서 5만여 점, 책판 1만 8천여 점 등 총 30만여 점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고 한다. 전시 공간이 있어 외부인도 관람 가능하다.

서울대 규장각

현재 하고 있는 전시는 '규장각, 별처럼 빛나는 기록의 향연'이다.

규장각, 별처럼 빛나는 기록의 향연

코너마다 엽서 형식으로 제작한 브로셔를 비치해 두었다. 한 장짜리 일반적인 디자인의 브로셔도 있다.


조선왕조실록, 의궤, 일성록, 승정원일기 등등 국보가 전시되어 있다.

대동여지도 (서울대 규장각)

규장각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고지도를 소장한 곳으로 소장된 고지도 대부분이 유일본이라고 한다. 대동여지도 원본도 있다.

삼국유사 (서울대 규장각)

아이가 가장 감동받은 삼국유사 원본. 본인의 카톡 프사로 바로 등록했다.


볼거리가 많아 예상보다 관람하는 데 오래 걸렸다. 피곤해서 규장각 맞은편 건물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잠시 쉬었는데, 창 밖으로 보니 기념품샵이 하나 더 있다. 아시아연구소 101동이다.

서울대 기념품샵

교보문고 옆 기념품샵 보다 조금 더 컸다. 옷만 파는 곳도 따로 있었다. 아이는 신이 나서 친구들에게 줄 선물로 기념품을 더 샀다.


그 옆 건물은 두레문예관이다. 이 건물 처음 생겼을 때가 기억나는데, 벌써 오래된 건물이 되었다. 드럼 소리에 잠깐 들어가 봤다. 학생들이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다. 싱그러운 젊음이 부럽다.


두레문예관 옆은 종합운동장이다.

서울대 종합운동장

종합운동장은 축구부가 훈련 중이었다. 운동장 앞 음수대에 축구공 조형물이 있다. 아들이 서울대 축구부 전용 음수대냐고 해서 웃겼다.

서울대 종합운동장

넓은 운동장을 돌아서 박물관으로 갔다.

서울대 박물관
주먹도끼

기대하지 않았던 유물을 발견했다. 전곡리에서 처음 발견된 바로 그 주먹도끼가 전시되어 있었다. 1978년 동두천 주둔 미군이었던 그렉 보웬은 한탄강변에서 여자친구와 함께 데이트를 하다가 커피물을 끓이기 위해 돌을 찾던 중 주변 돌들의 모양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아보았다. 그가 고고학 전공학생이었기에 가능했다. 그렉은 프랑스 고고학 권위자에게 그 유물을 보냈고, 프랑스 교수는 다시 서울대 김원용 교수에게 유물을 보내며 조사를 요청했다. 서울대 박물관은 김원용 교수를 중심으로 전곡리 일대 유적을 발굴 조사했다.


그렇게 연천 전곡리 유적지가 탄생했다. 그때까지 아시아에는 구석기 유적이 없다는 것이 정설이었기 때문에 한반도에서 구석기 유적의 발견은 큰 사건이었다.

그렉 보웬과 부인

그렉 보웬은 그 여자친구와 함께 미국으로 돌아가 결혼했다. 그리고 2005년 연천 전곡리 구석기 축제에 초대받아 부인과 함께 방문하기도 했었다.

광개토대왕비 탁본 (서울대 박물관)
정선 <만폭동> 서울대 박물관

소장된 유물이 거의 국립중앙박물관 급이다.

수리수리 보존수리

현재 기획전은 '수리수리 보존수리' 보존수리에 대한 전시이다. 명칭이 재미있다.

수리수리 보존수리 - 모자

얼마 전에 조선시대 모자에 대한 책을 읽어서 그런가, 모자가 관심이 갔다.

서울대 미술관

간단하게 둘러보려 했는데, 규장각과 박물관에서 예상보다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오전에 시작한 투어는 저녁이 되어서야 끝이 났다.

정문 옆에 있는 미술관도 가고 싶었으나 현재는 전시 준비 중이다.


갑작스럽게 가게 되었지만, 나름 꽤 알차게 돌아보았다고 생각한다.


아이의 총평은, 규장각과 박물관에 볼거리가 많았고, 기념품샵이 좋았다. 전체적으로 건축물이 못생겼다. 규모도 너무 커서 학교 같지 않다. 방학이라 학생이 많지 않아 더 그랬을 수도 있겠다. 캠퍼스는 예전에 갔었던 연대와 이대가 예뻤다고. 또 캠퍼스 예쁜 대학이 어디냐고 묻는다. 벚꽃 필 때 경희대를 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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