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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막여우 Jan 30. 2024

[01] 스위스, 이탈리아 여행을 준비하며

추석 가족 여행

추석과 10월 연휴에 남편의 휴가 5일을 해 총 2주 동안 스위스, 이탈리아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이동 시간을 제외하면 유럽에서 머문 날은 총 11박이었다. 짧다고 생각했는데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었다.


남편과 나는 mbti의 마지막 글자 다르다. 남편은 P, 나는 J이다. 여행 계획 세우는 걸  좋아하고 올해 휴직이라 시간도 많았다. 여행 준비부터가 여행의 시작 아닌가. 하지만, 이번 여행은 준비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유럽 여행은 이번이 네 번째다. 첫 번째는 결혼 전 혼자서 두 달, 두 번째는 신혼여행, 세 번째는 아이가 없을 때 남편과 둘이서 3주, 그리고 이번 가족여행이다.


혼자일 때는 성수기에도 비행기나 기차 좌석 하나, 도미토리 침대 하나쯤은 구할 수 있고, 일정도 자유롭게 조정할 수 다. 두 명이 여행을 가게 되면 숙소도 더블룸을 구해야 하고, 의견 조율도 필요하여 조금 복잡해진다. 여기에 가족 여행으로 어린아이가 함께 하게 되면 난도는 더 높아진다. 더블룸이나 트윈룸은 많지만 트리플룸은 많지 않고, 아이가 있으니 치안도 고려해야 한다. 관광지 예약도 간단하지 않다.


초등학교 1학년 아들과 함께하는 여행이니 도시 한두 개 정해서 여유롭게 머무를 생각이었다. 그런데, 처음 가는 유럽에 기대 가득한 아들은 여기도 가고 싶다 저기는 꼭 가야 한다 하고, 남편은 아무래도 좋다고만 하고, 이리저리 휘둘리다 결국 일정이 빡빡해졌다. 인터라켄 4박, 베네치아 2박, 피렌체 2박, 로마 3박. 거의 패키지 일정 아닌가 싶다. 렌터카를 할까도 했지만 도시 여행이라 기차를 이용하기로 했다.


스위스 여행 준비

스위스는 스위스트레블패스, 융프라우 VIP패스, 데이패스, 하프페스 등등 무슨 패스를 살지 찾아보는 데만 한 달이 걸렸다. 스위스 여행은 날씨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그날그날 날씨에 맞춰 유동적으로 여행할 수 있는 트레블패스가 좋다. 단점은, 많이 비싸다. 조금이라도 더 저렴한 방법을 찾아서 다양한 패스를 찾고 경우의 수를 계산해 보았다. 최종적으로는 트레블패스 할인 이벤트 기간을 이용하여 트레블패스로 구입했다.


동신항운 홈페이지에서 가이드북 신청하고, 쿠폰을 다운로드하여 출력해 두었다. 스위스 여행에서 가장 많이 가는 융프라우를 방문 예정이라면 동신항운 할인쿠폰은 필수이다.


이탈리아 여행 준비

이탈리아 여행을 하기 위해서기차와 관광지 모두 미리 예약해야 했다. 코로나19 이후 여행객이 증가하면서 가격은 상승하고, 대부분의 교통과 관광지가 예약제로 바뀌었다. 기차 좌석을 미리 예약해야 하며, 인기 관광지는 예약 경쟁이 치열했다. 기차 티켓은 종류도 많고 늦게 예약할수록 가격이 상승한다. 기차는 트렌 이탈리아와 이딸로 두 회사가 있는데, 트렌 이탈리아는 이탈리아 국영 철도 회사이고, 이딸로는 민영 철도 회사이다. 트렌 이탈리아는 4개월 전, 이딸로는 3개월 전부터 티켓을 예약할 수 있다. 오픈 날짜가 유동적이기 때문에 수시로 기차앱을 들어가 확인해야 한다.


피렌체 두오모 60일 전, 바티칸 뮤지엄 60일 전, 콜로세움 30일 전에 예약할 수 있고 오픈 동시에 매진이다. 판테온도 유료화되어 예약해야 했다. 시차도 고려해야 한다. 현지 0시 오픈이라면 한국시간으로 아침 7시에 구입해야 한다. 항공권 구매를 시작으로, 숙소 예약, 트레블패스 구매, 기차 예약, 입장권 예매 등 장장 반년을 준비했다.


유럽 여행 카페들은 프랑스 시위, 기차 연착, 소매치기 이야기로 흉흉하고... 출발하기 전부터 지친다. 휴양지나 갈 걸 조금 후회했다.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을 위해


첫째, 짐을 최소화했다.

작은 기내용 캐리어 두 개로 해결했다. 이동할 때 남편이 양손으로 캐리어를 끌고, 나는 아이만 챙기면 되었다. 짐이 많으면 정신이 산만해진다. 기억해야 한다. 우리의 가장 큰 짐은 아이이다.


항공권, 유레일패스, 디지털카메라와 그에 속한 각종 부속품들, 가이드북, 손목시계, 전자사전이 스마트폰 하나에 다 해결된다. 이제는 여권, 스마트폰, 트레블 월렛이나 신용카드만 있으면 여행할 수 있다. 옷은 거의 단벌로 다니고, 한식은 챙기지 않았다. 캐리어의 1/3은 비어있었다. 여행 중에 만난 동양인, 서양인 포함해서 우리 가족 짐이 제일 적은 거 같았다.


둘째, 숙소는 위치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다.

숙소 이동이 많고, 기차 여행이기 때문에 모든 숙소를 기차역 도보 거리로 예약했다. 인터라켄 숙소는 동역에 붙어 있었고, 베네치아는 도보 2분, 피렌체는 도보 5분이었다. 로마는 떼르미니역 주변 치안이 좋지 않다고 해서 도보 20분 거리로 잡았지만 관광지와 지하철역이 가까워 편리했다.


셋째, 기차는 숙소 체크아웃과 체크인 시간에 맞춰 예약했다.

숙소 체크아웃하고 기차 이동 후 바로 다음 숙소에 체크인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출발 전까지 긴장을 멈출 수 없다.


여행 며칠 전, 아이 체험학습 계획서도 내고 학원 선생님께도 알리고, 이제 출발인가 했는데


로마 에어비앤비 숙소가 강제 취소 당했다. 에어비앤비는 이런 경우가 종종 있어서 숙소도 두 개씩 예약해 두고 여행 임박해서 숙소 확인 연락도 했었다. 예약 확답을 받고 안심하고 있었는데 출발 직전 취소 당한 것이다. 이제 싸고 좋은 숙소는 남아 있지 않았다. 밤새워 뒤져서 가격 두 배인 숙소를 예약했다. 가격이 중요한 게 아닌 상황. 다행히 가격 제외 머지는 마음에 들었다.


여행 전날, 우리가 타기로 한 핀에어에서 메일이 왔다. 너 오버부킹임, 뒷날 같은 시간 비행기를 타면 이런저런 혜택을 줄게. 와, 우리 정말 이 여행 갈 수 있을까.

찾아보니 이런 경우 일찍 체크인하면 좌석 확보를 할 수 있고 한. 요즘은 온라인 체크인이 가능해서 핀에어 36시간 전 정각에 체크인했다. 좌석 번호가 나오면 안심해도 된.


이제,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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