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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미야 Oct 17. 2020

물질적 만족으로는 행복이 부족한 이유

상대적 결핍

풍족한 사회다. 적어도 내가 어렸을 때랑 비교하면 그렇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던 1995년만 하더라도 부서에는 컴퓨터는 한대밖에 없었다. 그것도 컴퓨터가 들어오면  부서에는 엄청난 뉴스거리이기도 했다.  부서에 대략 5-6 정도가 있었으나, 업무에 컴퓨터는 그리 필요치 않았다. 상고를 나온 여직원이 주로 문서 타이핑을 위해서 사용할 ,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일은 없었다. 인터넷이란 것이 보급되기도 전에 일이었으니, 이메일을 보낸다던가 인터넷으로 검색을  일도 별로 없었다.


집에 TV는 브라운관 TV 한대였는데, 크기는 20인치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TV가 한대라고 해서 특별히 불편한 일도 없었다. 왜냐하면 방송을 볼 수 있는 채널이 고작 MBC, KBS, SBS 세 개뿐이었고 당시에는 종편이나 케이블 방송도 없었다. 주로 가족들이 모여서 TV를 보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채널을 보고 싶을 땐 리모컨 다툼이 종종 있기도 했지만, 채널 3개 중에 하나로 타협하는 일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인기 있는 프로는 거의 MBC였기 때문에.


이젠, 멀티 디바이스가 기본이  세상이다. 개인용 노트북 한대와 스마트폰 한대는 필수가 되었고, TV는 한 집이 아니라 방 하나씩을 점령할 기세이다. TV 채널은 기억할  없을 정도로 많아졌OTT 유튜브까지 해지니, 이제는 여러 명이 한 개의 채널을 갖고 다투는 것이 아니라 혼자서 여러 개의 채널을 갖고 다투는 지경에 이르렀다.


  있는 것들도 보아야  것도 넘쳐난다. 먹을 것이 부족해서 굶는다는 이야기도 들어 본 지 오래되었다. 하지만 예전에 비해서  행복해졌다는 이야기는 듣기 힘들다. 물질적 풍요로는 행복해 지기 어려운 이유이다. 일까? 행복은 절대적 결핍보다는 상대적 결핍이 충족되었을 때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물질적으로 다른 사람과의 차이예전보다  커졌다. 그래서 예전보다  부족하다고 느낀다. 그랜저를 타면 성공한 시대에서 이제는 벤츠 e클래스 정도는 타고 다녀야 성공한 시대가 된 것이다. 그렇기에 항상 누군가는 우리가 없는 것들을 소유하고 있고, 이 사회는 소유에 대한 갈망을 결핍으로 연결시켜 상업화로 발전시키려 한다.


채우는 것보다 덜어내는 것으로부터 우리는 이 문제의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덜어내면 그 공간은 다시금 새로운 것으로 채워지게 된다. 그곳을 물질적인 것이 아닌, 사유와 철학, 그리고 배려와 사랑으로 채울 수 있다면 이 행복에 대한 이 고민은 그래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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