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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미야 Oct 04. 2023

반려 거북이와 함께한 4개월 #1

우연하게 반려거북이인 보기를 입양하게 되었다


처음엔 그냥 구경하러 들어간 곳이었는데 그곳이 반려 거북이를 판매하는 곳이었다. 밖에서 볼 때는 그냥 카페같이 생겼는데 물고기, 파충류, 거북이 등을 판매하는 샵이었다. 근처에서 남는 시간을 보내려고 했는데 마침 구경도 할 겸 시간도 보낼 겸 해서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그리스 육지 거북이 아이들이었다. 


작고 귀여운 것이 오물오물거리면서 치커리와 방울토마토를 깨물어먹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고  키우기 쉽고 잘 자란다는 아저씨말을 믿고 한 마리를 입양해 왔다. 거북이는 또 오래 산다고 했으니까 우리 가족이랑 오랫동안 같이 살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 이름을 뭘로 지을까 하다가 거북이의 "부기"로 하려다가 귀여운 모습에 어울리는 "보기"로 정했다. 이때가 2022년 9월, 햇살이 따사로운 가을이었다.

우리 집에 온 지 벌써 7년이 넘는 터줏대감인, 성격 까칠한 반려견 몰티즈인 밍키 하고도 잘 지내는 걸 보니까 앞으로 한식구로 같이 지내는데도 별 무리가 없이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맘이 놓였다. 밍키는 동네에 소문난 악동견이라서 모르는 강아지가 지나가면 무조건 짖으면서 달려드는 버릇이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보기가 자기 동생이라도 되는 듯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할 뿐 짖지도 않고 괴롭히지도 않았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일까?


거북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일까? 또 잘 키워볼 욕심이 이리저리 검색을 해보고 주변에 물어본다. 애호박, 치커리, 민들레, 상추, 딸기, 방울토마토 등을 잘 먹는단다. 치커리를 한입씩 베어 먹는 모습을 보면 너무 귀엽고 마음이 평안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이렇게 작은 생명체가 어쩌면 야무지게도 베어 먹을까? 다음엔 또 뭘 먹여볼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점점 보기의 존재가 한 가족의 일원으로 커져만 간다.


가을이 되니 밖에 민들레꽃이 많이 피어있다. 민들레를 육지 거북이가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된 어머님께서 산책을 나가서 돌아오실 때마다 민들레를 많이 가져오셨다. 집 근처 공원에서 눈에 띄는 대로 뽑아오신 모양이다. 민들레를 줘봤더니 너무 잘 먹는다. 그 모습이 이뻐 보였는지 어머니는 자주 민들레를 뽑아오시곤 했다.


방울토마토에서는 달콤한 냄새가 나는지 냄새를 맡고 허겁지겁 달려온다. 그 모습이 또 너무 귀엽다. 온도와 습도에 민감하다는 정보를 알고 나서 온도조절장치가 되어있는 집을 구해주었다. 조명등으로 온도조절을 하도록 되어있었는데 설정한 온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조명이 꺼지고 또 온도가 내려가면 조명이 켜지면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 주는 장치가 달려있었다. 새 집을 구해주니까 이제 보기는 무럭무럭 큰일만 남은 듯이 느껴졌다.


보기가 아픈 것 같다. 눈을 못 뜨는 것을 보니까


어느 날 보니까 보기가 눈을 못 뜨고 있다. 날씨가 추워지니까 겨울잠을 자는 걸까? 아니면 원래 버릇인가? 자고 있는 건가? 이러다가 또 괜찮아지겠지라고 했는데 며칠이 지나도 눈을 뜨지 못하는 것 같다. 눈이 보이지 않으니까 먹이를 먹을 때도 제대로 물지를 못한다. 제대로 먹지를 못하면 건강에 분명히 문제가 생길 텐데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보기를 입양했던 샵에 연락을 해보니 가끔 육지거북이는 눈병이 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안연고와 안약을 주기적으로 발라주면 금방 좋아진다고 했다. 다만 안연고는 처방전이 없으면 약국에서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병원의 처방전을 구해야 한다고 했다. 안과에 갔다. 차마 거북이 눈병 때문에 약을 지으러 왔다고 할 수는 없어서 와이프가 눈병이 났다고 했다. 와이프는 이 사실은 모르고 있다.


면봉에 안약을 살짝 묻혀서 눈 위에 발라준다. 눈이 너무 작아서 약을 얼마나 발라줘야 할지 잘 모르겠다, 눈 크기는 깨알만 하다. 그리고 안약도 한 방울 떨어뜨려준다. 어서 눈병이 나아서 눈을 떴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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