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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수빈 Your Celine Mar 18. 2022

내가 사치 부릴 것들

1+1 금지

'사치'. 분수에 지나친 생활을 하는 것을 사치라 한다. 나는 가끔씩 10년 뒤 나를 상상한다. 뭐가 되어있든 지금보다는 풍족한 생활을 하고 있을 거란 확신이 있는데, 생활을 하는 데 부족하지 않은 정도의 여유가 있다라기 보다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경제적 한계를 생각하지 않을 정도의 넉넉함을 누릴 것 같다. 솔직하게 그렇다. 그만큼 나에 대한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다. '누군들 그렇게 안 생각하나? 그게 쉽지 않을 뿐이지.'라고 말한다면 어쩔 수 없다. 걱정은 거절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종종 행복하고 재미난 상상을 하면서 평범한 오늘을 만들어가곤 하는데, 미래의 그날에 누릴 일상이자 지금의 사치인 것들을 적어보려 한다. 실시간 귀여운 상상이라고 생각해주길 바란다. 아무래도 공감될 수도.


1. 1+1 무시하기

마트에서 1+1을 하는 상품을 가벼이 패스하고 그보다 200원 비싼 상품을 몽땅 담을 거다. 초특가 세일 상품이나 1+1은 알면서도 당하는 장난 같다. 내가 원하는 상품이 있는데도 눈을 질끈 감고 뭐라도 붙어 있는 걸 고르게 된다. 스스로에 대한 선택권이 기호보다 몇백 원에 흔들리는 느낌이 썩 좋진 않다. '이게 훨씬 싸고 양이 많은데? 아님 이번에만 비싼 거 먹어봐? 아냐 그래도 이걸 사야지.' 그럴 때면 재빨리 합리적인 소비를 했다고 스스로를 달래주곤 한다. '현명했어.'라고. 안 현명하고 안 합리적인 소비를 할 거다. 1+1? 어림없지. 나는 이거 먹을 거야! 이게 하고 싶다. 


2. 매일 건강식 사 먹기

나무 그릇에 풀떼기만 잔뜩 얹어있는 듯 보이는 건강식, 샐러드 같은 것들을 나는 하찮게 봤다. 그러던 중 건강식을 즐겨먹는 지인과 만나고, 나의 입맛을 알게 되었다. 속이 편안하고 적당한 포만감, 그리고 무엇보다 맛이 있었다. 단점은 너무 비싸다. 이것저것 들어가는 건 알겠는데, 이게 만 오천 원이나 할 일인가? 풀떼기가 밥보다 비싼 건 아직 용납이 안된다. 그래서 밥을 먹는다 (?) 신기한 건 비슷비슷해 보이는 샐러드도 비싸고 정성이 들어갈수록 맛있다는 거다. 암튼, 건강식 맘껏 사 먹고 싶다!


3. 노느라 바쁘기

경제적 여유는 시간적 여유를 가져다준다. 운동과 취미생활을 배우느라 바쁜, 시간 사치를 하고 싶다. 중요한 건 그게 평일 낮이어야 의미가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놀러 나갈 거다.


4. 옷가게에서 네임택 안 보기

드라마에서 자주 나오는 거 있지 않나. 가게에 당차게 들어가서 몇 걸음 또각또각. "여기부터 여기까지 다 주세요!" 나도 스타일이란 게 있으니까 이건 못하겠다. 나는 워낙 옷을 좋아하는데, 신중한 성격 탓인지 쇼핑을 할 때면 쾌감보다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다. 그래서 잊을 때쯤 쇼핑을 날 잡고 한다. 한 번씩 지름신이 오는 그런 날에 말이다. 그 스트레스는 아무래도 정해진 금액 내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함에서 오는 듯하다. 한 번쯤 맘 편히 취향에 깔려보고 싶다. 


5. 고마운 사람들에게 고민 없이 선물하기

마음은 물건으로 표현하는 게 맞는 듯하다. 남발하는 건 문제가 되지만, 제때 마음을 전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건 큰 의미가 있다. 감사를 전하고 싶은 사람에게 말만 전하는 게 아쉬울 때가 많다. 그 마음을 선물하고 싶지만 정해진 예산 내에서 계산을 먼저 해야 하는 상황은 없었으면 좋겠다. 


6. 여행경비 따위

MBTI 마지막이 J와 P 사이에 있는 나는, 계획형인 듯 하지만 돌아보면 즉흥이었던 적이 많다. 여행이 그런 편인데 일주일 전에 여행을 계획하거나 일정을 흘러가는 대로 변경하곤 했다. 사실, 그 순간만큼은 돈에 연연하고 싶지 않아서 하고 싶은 것들, 먹고 싶은 것들을 후회 없이 즐겼다. 현생으로 돌아간 미래의 내가 감당해야 하는 고통을 애써 외면하며 말이다. 즉흥으로 떠나도, 그리고 여행을 마치고 나서도 편안하고 싶다.


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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