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더 넓은 곳이라는 걸

세상과 소통하는 창문을 열어주었다

by 윤수빈 Your Celine


우돔싸이의 프언밋 학교는 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이 만든 결과물이다. 처음에는 허허벌판이던 이곳을, 차근차근 쌓아 멋진 학교가 완성되었다. 몇 년간 국민대를 비롯한 여러 학교에서 학교를 짓는 봉사활동에 열심히 참여했다. 우리가 갔을 때에는, 시설은 거의 완공되어있었다. 이제 필요한 건 내부 시스템이다.

우리는 지속 가능한 발전에 초점을 맞추었다.


라오스의 교육환경은 한국에 비하면 꽤 열악하다. 반면 교육열은 만만치 않다. 한국인 교장선생님의 영향이 크겠지만, 한국어도 꾹꾹 또박또박 눌러쓰는 모습에 놀라웠다. 아이들도 공부에 열정적이다. 어떤 도움이 필요할까.


다행히도, 프언밋 학교의 교장선생님과 교감선생님, 그리고 선생님 한분께서 한국인이셨다. 한국어로 소통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한국에서 라오스로 떠나기 얼마 전까지, 이 사실을 알지 못해 난감했었다. 직접 뵙고 보니 한국어를 할 수 있다는 반가움보다 같은 한국인으로서 이토록 멋진 일을 하고 계신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다. 우리가 알려드리고자 하는 것들과 선생님들께서 필요로 하는 것들을 정리하는 회의를 했다. 선생님들께서는 새로운 교육시스템을 접하는 것에 적극적이셨다.






먼저 학교 전산 시스템을 마련했다. 출석부터 아이들 관리, 교사 관리를 할 수 있는 학교 운영 프로그램 'fedena(페데나)'을 설치해 알려드렸다. 다음으로 아이들의 교재가 부족했다. 시골마을 학교에서 학습교재란 교사용 자료 몇 권이 전부였다. 우리가 떠올린 건 전자도서관. 우리가 기부한 여러 대의 태블릿 PC와 각 교실의 PC를 사용해 교재를 계속 만들지 않아도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온라인 학습교재를 만들었다. 학습 교재를 비롯해 교수법, 한국 동화책 등을 영어로 번역했다. 우리가 자료를 얻은 사이트도 모두 담아놓았다. 'kolibri(콜리브리)'와 'raspberri PI(라즈베리파이)'프로그램을 이용했다. 외국인 선생님들을 위한 오피스 프로그램 사용 설명서도 직접 제작했다. 라오스의 선생님들은 아직 PC 프로그램에 익숙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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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교사용 교재와 제작한 오피스 가이드북




다음은 무선 네트워크 설치하기.

우리가 준비한 모든 것들이 가능하기 위해선, 무선 네트워크가 전제되어야 한다. 학교에 와이파이를 설치하는데 가장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였다.

누가 이과만 승리자라고 했던가! 대다수가 문과인 우리 팀을 만드신 분이자 IT분야의 강자이신 담당 과장님께서 출발 전 건강 악화로 함께하지 못하게 되었다. 과장님만 믿고 있던 우린 무선 네트워크 설치를 위해 더욱 머리를 싸매고 공부했다. 기회는 이번뿐.

무조건 성공하고 돌아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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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 케이블선을 설치하기 위해 교실마다 벽 길이를 재고, 케이블 커넥터를 만들었다.

첫날, 새벽 4시까지 400m의 선을 자르고 또 자르고 붙였다. 감사히도 작업을 도와주시는 현지분들이 계셨다. 영어를 할 줄 아시는 분이 계셨지만, 대부분의 현지분들은 영어를 잘 못한다. 언어의 장벽을 이겨내며 성공적으로 각 교실에 링기가 와이파이를 설치했다. 일주일이 넘는 시간동안 수많은 실패를 거듭하고 설치를 마쳤을 땐 모두가 소리치며 방방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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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과 사무실에서의 끊임없는 소통


랜 케이블 테스트는 끊임없이 반복됐다. 테스터에 초록색 불이 들어오면 성공이다.

무전기로 '성공입니다'라는 말이 얼마나 짜릿하던지.


IMG_3199.JPG 오랜 정신노동에 완전히 뻗었다




라오스의 아이들은 태블릿이 신기하다. 아이들에게 간단한 태블릿 PC 사용 방법과 전자도서관 접속 방법을 알려주었다. 터치 스크린이 재밌는 듯 맑은 눈이 반짝였다. 현지 선생님들께도 우리가 준비한 프로그램 사용방법과 조작 방법을 알려드렸다. 서로가 발전하고자 하는 진심으로 가득 찬 분위기는 희망 그 자체였다.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 콘텐츠 강의를 진행하는 모습





이들이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 사실 벽화보다는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어마어마한 시작점을 일궈주는 일이지 않을까. 무선 네트워크가 생겼으니 그곳의 자라나는 아이들은 좀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훨씬 빛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한편으론 인터넷을 이용하는 수업을 직접 보지 못한 게 아쉽다. 그러나 아이들이 온라인을 통해 지구 반대편 세상의 이야기도 알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내가 본 사람들 중에 가장 눈이 반짝였던 이 아이들이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되었을 때에는, 발전이 더딘 환경으로 인해 더 넓은 세상이 존재함을 모르고 살아가지 않기를 부디 소망한다. 세상의 창구를 통해 벅차고 큰 꿈을 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