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링도 이제는 온라인으로
코로나는 현재 진행 중이며, 미래를 앞당겼다. 가장 많은 변화를 가져온 건 교육이다. 방역수칙 준수를 위해 비대면 교육은 이제 필수가 되었다. 현재를 기점으로 전 세계 교육 시스템은 변화하고, 적응하는 과정을 겪고 있다. 위기는 곧 기회가 될 것이다. 한국은 서울에 특히 교육이 집중되어있는 독특한 나라이다. e-러닝 시스템의 발전은 상대적으로 교육환경이 취약한 지방에 거주하는 아이들에게도 도움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한국장학재단에서 방학마다 주최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가해 최초로 블랜디드 러닝 시스템을 시도했다.
프로그램은 4일 차로 구성했다.
3일은 비대면 멘토링 + 마지막 1일은 아이들을 직접 찾아가 대면 멘토링을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멘토링 대상은 대구광역시 달성군에 위치한 '포산중학교' 중학교 1학년 아이들이었다. 멘토링 진행 전, 아이들의 MBTI를 사전 조사했다. 첫날 아이스브레이킹을 위한 조사였다. 예상대로 다양한 성향의 아이들이 모여있었다. 다행히 아이들의 참여도는 높았다. 학기 중 시행했던 ebs온라인 교육시스템 덕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있는 듯했다.
'온라인 자기 주도 학습 멘토링'이라는 제목에 맞추어 효과적인 과목별 학습 방법과 함께 나 자신을 잘 알기 위한 프로그램 위주로 구성했다. 가장 큰 목표는 아이들의 '재미'였다. 비대면 학습에서 최대의 적은 지루함이다. 체육활동과 방탈출 게임, 마스크와 에코백 만들기 등 활동적인 프로그램을 되도록 접목시켰다.
우리의 시도가 결코 헛되지 않음을 알기에 작은 빈틈도 채우려 노력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네트워크였다. 프로그램은 Zoom과 Youtube를 사용했다.
으로 총 10명이었다.
한 프로그램 당 youtube라이브와 zoom멘토 프로그램을 차례로 진행했다(예를 들어 총 50분 수업 중 youtube 10분, zoom 40분 구성). 두 프로그램 모두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럼에도 두 개의 프로그램을 이용한 이유는 분절감을 주기 위해서다. 담당 멘토들이 있지만 모든 멘티의 일괄적인 진행을 위해 유튜브는 전체적인 진행의 흐름을 잡는 역할을, 줌으로는 각 멘토가 세부적인 진행을 맡았다. zoom멘토 1명당 약 2-3명의 아이를 맡았다. 통제실은 zoom프로그램의 소그룹 전환과 전체적인 네트워크 점검을 담당한다. 오프라인 멘토는 현장에서 아이들과 네트워크를 통제했다. 오프라인에서 예상치 못한 일들이 많이 발생해 더 많은 인원이 필요로 했다.
각 프로그램당 장단점도 존재한다.
Youtube의 장점은 zoom에 비해 화질이 좋다. 때문에 큰 화면으로도 보기에 불편함이 없다. 단점은 스트리밍 속도가 3-5초 정도 지연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댓글을 통해 즉각적으로 소통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또한 댓글을 달기 위해서는 유튜브 계정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 많은 시간을 잡아먹었다.
Zoom의 장점은 여러 명을 동시에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지연이 없어 면대면 대화와 큰 차이가 없다. 소그룹회의 기능을 통해 여러 명으로 나누어 수업 진행이 가능하다. 단점은 화질이 낮고 다수가 동시에 말하게 된다면 통제가 어렵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한창 장난기가 많은 아이들을 비대면으로 통제하기란 쉽지 않았다.
전체적인 단점은 와이파이가 약하다면 원활한 진행이 어렵다는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학교 내 복도와 다른 시설을 이용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에 치명적인 문제였다. 교실 내에서도 신호가 약할 경우 연결이 끊어져 오프라인 멘토가 여러 번 연결을 시도해야 했다.
블랜디드 러닝이 효과적으로 적용되기 위해서는 먼저 학교 내 전자기기가 마련되어있어야 한다. 대구 포산중학교의 경우는 다수의 노트북과 태블릿, 와이파이 등 교내 전산 시스템이 잘 구성되어있었다. 코로나로 큰 타격을 입었던 대구였던 만큼, 아이들은 코로나에 많은 경계심을 갖고 있었다. 각 교실에 1명을 배치했으며 수시로 손 소독제 사용과 거리 유지를 확보했다. 무엇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진행했다. 멀었던 거리가 무색하게, 아이들은 멘토들과 온라인상으로 충분한 정서적 교류를 하고 있었다. 쉬는 시간에도 장난스런 대화를 주고받았고 그곳의 날씨는 어떻나, 아침 메뉴는 뭐였나 등 순수한 질문이 오고 갔다. 4일째 직접 만나는 날에는 마스크를 쓴 채로 서로를 다 알아볼 수 있었다. 온라인상으로만 만나던 얼굴들을 실제로 만나니 반가움은 배로 느껴졌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전달될 수 있는 것들을 온라인을 통해 전달하기에 있어 한계에 부딪힐 때가 많았다. 이러한 공백은 블랜디드 러닝을 통해 대면 학습에서 채워줄 수 있을 것이다. 먼 곳에 있는 아이들과의 소통, 교감이 비대면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 첫 시도인 만큼 초반에 네트워크 문제에 대한 대처가 미숙했지만, 앞으로의 비대면 멘토링 프로그램 진행에 분명 의미 있는 도움이 될 거라 장담한다. 이러한 시도가 반복된다면 비대면 프로그램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여 아이들에게 보다 효과적인 교육 시스템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놓치고 있는 허점을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다. 한국장학재단에서 진행하는 멘토링 프로그램 또한 앞으로 블랜디드 러닝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 첫 시작을 알리는 의미 있는 시도였다고 자부한다. 이번 우리 팀의 활동을 기준으로 부족했던 점을 보완해 진행한다고 한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의미 있는 기억으로 자리하길 바라며 많은 아이들의 앞날에 긍정적 변화를 줄 수 있는 거름이 되었기를 기대해본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의 소감문을 첨부하며 마무리한다. 아이들이 이렇게 정성스럽게 소감문을 쓰는 경우는 처음이라며 선생님께서 놀라셨다. 무엇보다 새로운 환경에 부족한 부분이 많았음에도 아이들 스스로가 활동을 아쉬워하고 프로그램의 의미를 되새긴다는 것에 감동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