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생이 끝나느냐?"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시작하는 이유

by 윤슬


대학교 때도 한 번 해보지 못한 청강에 도전하고자 한다. 공간적 거리로는 11만 km를 날아가야 하고, 시간적 거리로는 30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강의를 듣고자. 장소는 미국 매사추세츠 웨스트 뉴턴에 위치한 모리 슈워츠의 집. 시간은 매주 화요일 오전. 수강생은 미치 앨봄뿐. 강의는 삼 개월 동안 진행된다.


청강이기 때문에 교수님께 질문을 할 수도 없고, 교수님이 학습을 위한 과제를 내주시지도 않고, 시험으로 평가를 받지도 못한다. 오로지 모리 교수와 미치의 대화를 통해 스스로 질문해야 하며, 스스로 알아내야 한다. 성적을 위한 과제를 하고 시험공부를 할 필요가 없다. 성적이 아닌 배움과 깨달음을 위해 스스로 과제를 내고 자발적으로 공부를 해야 한다.


사회학 교수가 죽음을 앞두고 전하는 인생의 의미를 전하는 수업을 듣기 위해.


"어떻게 죽어야 할지 알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게 된다." 삶이 영원히 계속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야만 삶을 소중히 여기게 되지요.


대신 모리는 다른 것에 투자했다. 자신을 내주는 것에. 어느 시점에서 자신을 주는 것이 영원히 사는 방법임을 간파했다. '주는 것이 곧 사는 것'임을




미치 앨봄의 책《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은 저널리스트 미치 앨봄이 대학 시절 은사였던 모리 슈워츠 교수 사이에 있던 실화를 엮은 회고록이다. 미치는 우연의 계기로 모리를 16년 만에 다시 만나 시작된다. 루게릭병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모리는 매주 화요일마다 미치와 함께 앉아 삶과 죽음, 사랑, 가족, 용서, 노년, 의미 있는 관계 같은 주제를 이야기한다. 인생이라는 자기 자신 이야기의 결말에 다다른 모리는 미치에게 말한다. "어떻게 죽어야 할지 알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게 된다"라고. 삶이 영원히 계속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야만 삶을 소중히 여기게 된다고. 죽음을 준비하며 깨달은 삶의 의미와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하여 14주 동안 마지막 강의를 진행한다.


책에 아래와 같은 대목이 나온다.


교수님은 어깨에 작은 새가 있다고 상상하고서 매일 아침 "오늘, 생이 끝나느냐?"라고 물어보라고 제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 제안을 조금 바꿔서 실천해 나가고 있습니다. 제 어깨에 모리 교수님이 있다고 상상하고 매일 그를 불러 내 묻습니다. "제가 교수님이 가르쳐 주신 대로 살고 있습니까? 교수님이 말씀하신 걸 잘 실천하고 있습니까?"


모리와의 마지막 수업은 종강한 지 20년도 더 되었지만 여전히 미치의 마음속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20년 전의 모리와의 수업은 미치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고, 20년도 더 되는 시간 동안 미치의 삶에서 이정표가 되어주고 있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부러움이 넘실댔다. 이러한 은사가 있다는 것, 이러한 인생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것. 모리같이 삶을 따뜻하게 바라볼 줄 아는 스승에게 삶의 보편적인 가치에 대하여 배울 수 있었던 미치는 얼마나 복 받은 사람이었을까.


그러다 문득, 정말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모리 교수가 미치에게 해주었던 수업을 청강하자.


모리와 미치의 이야기가 담긴 책을 읽는 것이 아닌, 모리와 미치의 수업을 듣자. 미치의 독자가 아닌, 모리의 학생이 되자. 모리와 미치가 만났던 열네 주 화요일 모리의 방 한구석에 앉아 그들의 수업에 참여하자. 모리의 강의를 듣고 스스로 질문하며 나의 답을 찾아보자. 공부하고 사유하며, 관련 지식으로 확장시켜보고, 삶에 적용시키며 진정한 학습을 해보자.


마침 대학교가 개강하는 9월, 나는 매주 화요일 11만 킬로미터 그리고 30년을 건너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청강에 도전하고자 결심했다.




■ 강의 계획서


교과목명: 모리와 함께하는 화요일 – 마지막 인생 수업
담당교수: 모리 슈워츠 (Morrie Schwartz)

장소/기간: 미국 매사추세츠 웨스트뉴턴 모리의 집, 1995년 9월 ~ 11월 매주 화요일

강의 목표:

여러분, 이 수업의 목표는 단순합니다. “죽음을 배우는 건, 삶을 더 깊이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는 일”이니까요. 죽음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바라보는 용기를 통해,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배워봅시다.

강의 개요:

매주 화요일, 우리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사랑, 용서, 관계, 나이 듦, 죽음—에 대해 이야기할 겁니다.
교재는 책 한 권이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교재는 여러분의 삶입니다. 저는 질문을 던지고, 여러분은 자신의 답을 찾을 겁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오직 당신만의 답이 있을 뿐이죠.

수업 방식:

- 대화와 경청: 강의가 아니라 대화입니다. 당신의 이야기도 필요해요.

- 사색 과제: 매주, 제 질문 하나를 마음속에 담아 오세요. 예: “만약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면, 누구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을까?”

- 삶의 실습: 사랑한다고 말해보기, 오래 미뤄둔 용서를 시도해 보기, 가족과 함께 식사하기 같은 작은 실험들을 합니다.

평가 방법

저는 점수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인생은 점수로 매기는 게 아니니까요. 하지만 굳이 적자면

- 성찰 에세이 (당신만의 깨달음 기록하기) 50%

- 참여 (대화에 마음을 열었는지) 50%
※ 시험은 없습니다. 삶 자체가 시험이니까요.

교재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 미치 앨봄

추가 교재: 당신의 하루, 당신의 기억, 그리고 당신의 마음


주차별 강의계획 (14주 과정)

1주차: 세상
2주차: 자기 연민
3주차: 후회

4주차: 죽음
5주차: 가족
6주차: 감정
7주차: 나이 드는 두려움
8주차: 돈
9주차: 사랑의 지속
10주차: 결혼
11주차: 우리의 문화
12주차: 용서
13주차: 완벽한 하루
14주차: 작별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