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그 사람 칭찬하지 마. 그 사람은 너 욕해."
"다들 욕하는데.. 넌 왜 속마음을 말하지 않아?"
"넌 왜 그렇게 참고 살아. 네가 말을 해야 알지. 그러니까 손해 보는 거야. 다들 욕하면서 사는데."
재희는 항상 이런 말을 듣고 산다. 책에서는 남 험담 하지 말라는데 회사에서는 사내 정치가 필요하다며 다들 자기편이 되어달라고 다가와 속마음을 캐묻는다. 누굴 칭찬하면 욕으로 되받아친다.
그 사람은 널 욕하는데 왜 넌 칭찬하냐며. 왜 참고 사냐고, 다들 욕하면서 사내 정치 하니까 너도 그렇게 살라고. 너처럼 살면 손해 보는 거라고. 그런 사람에게 재희가 답할 수 있는 건 이 말 뿐이었다.
"난.. 남 욕하면서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아요. 당신들은 매일 누군가를 험담하고 험담하면서 살잖아요. 전 그 시간에 제가 좋아하는 거 하면서 보내고 싶어요."
그러자 그들이 말을 멈췄다.
그 말을 한 후로 그들 중 누군가 몰래 다가와 말했다.
"나도 사실은 그렇게 살고 싶지 않은데.. 다들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내 마음과는 달리 남들 하는 말에 휩쓸려서 욕하고는 해. 나도 좋아하는 이야기 하고 싶지. 그래도.. 사내 정치라는 게 있잖아. 너도 한번 봐봐.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회사에서 버티려면 저런 사람들을 잘 보고 적당히 묻어가야 해. 나를 보여줄 필요는 없어."
그렇게 말하곤 그 무리로 돌아가 또 누군가에 대한 험담을 시작했다. 재희는 그들을 이해하기도 하고 외면하고 싶기도 했다.
재희는 자신과 같은 성향을 가진 승희와 함께 담양의 대나무숲으로 향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두 사람은 소리쳤다. 어디에서도 말할 수 없는 속마음을 한번 힘차게 외쳐 보는 두 사람. 아무에게도 해를 끼지치 않고 그냥.. 답답하게 가득 찬 마음을 자연으로 씻을 수 있는 초록의 세계에서 그들은 오랫동안 사회에서 바라본 사람들을 생각한다.
'우리들은 대체 어떤 세계를 살아가고 있는 걸까? 사내 정치라는 건 대체 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