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남들의 회식

by 파롤


창윤이 승희를 얼굴부터 발끝까지 스캔한 후, 흡족한 미소를 띠며 예약한 회식 장소로 걸어간다. 창윤의 옆자리로 와 살갑게 말을 건네는 민석 인턴과 두 사람을 한심하게 바라보던 정훈이 승희에게 다가온다.


“걱정되네. 창윤 팀장님이 승희대리님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은데.”


정훈이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승희를 바라본다.


“전 맥주 한 잔만 마시고 일어날 거예요. 같이 갈 거죠?”


정훈이 능글맞게 말했다.


“내가 술은 안 마셔도 노래방은 좋아하거든요. 2차가 노래방인 건 알죠?”


치킨집에 모인 네 사람. 창윤이 승희에게 다정하게 말을 건넨다.


“승희 씨. 아니, 승희 대리. 우리 회사 와줘서 고마워. 능력자더라고! 과연 와줄까.. 반신반의했는데.. 우리 팀으로 와줘서 반갑다. 짠!”


500cc 맥주잔을 마주치며 창윤은 특유의 사람 좋은 미소로 다가온다. 승희는 듣기보다 팀장이 괜찮은 사람일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승희 씨, 내가 다 해줄게. 승희 씨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게 해 줄 거야! 일은 나한테 다 맡기고 편하게 지내.”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게 해 준다는 말은 프러포즈할 때 하는 말 아닌가? 내가 할 일을 왜 해준다는 건지..’


승희는 의아했지만 미소 지었다. 그냥 기분 좋아서 하는 말이겠지. 그렇게 의미 없는 웃음과 말들이 오갔다. 승희가 맥주 한 잔을 홀짝이는 동안 창윤과 민석은 몇 잔을 마신 건지. 취한 민석이 해사하게 웃으며 승희의 손을 잡았다.


“전 승희 대리님 처음 봤을 때부터 너무 좋았어요.”


놀란 승희가 민석의 손을 떼며 말했다.


“회사에서 동료한테 스킨십하는 거 아니에요. 문제 생겨요.”


민석이 피식 웃으며 얼굴을 찌푸린다.


“여자들은 다들 좋아하던데. 더 심하게 달라붙던데.”


승희가 당황해서 민석을 바라보자 그는 삐진 듯한 표정으로 소주를 들이켠다. 승희가 이게 말이 되냐는 듯한 눈빛으로 정훈을 바라보자 그는 어깨를 으쓱하며 고개를 돌린다.


창윤은 옆에서 무슨 일이 있냐는 듯이 승희에게 관심이 꽂혀있다.


“면접 볼 때만 해도.. 승희 씨가 이렇게까지 괜찮은지 몰랐어. 오늘 같이 지내보니까 일을 임하는 태도라든가.. 너무 맘에 들어.”


창윤은 두 손으로 얼굴을 받치고 승희를 뚫어져라 바라본다.


“아! 나 학창 시절에 잘생긴 걸로 유명했어! 김태희 다음이었다니까!”


창윤이 갑자기 휴대폰을 꺼내 자신이 학창 시절 사진을 승희에게 보여준다. 잘생기긴 했지만, 승희가 뭐라고 응답해야 할지 몰라서 말을 잊지 못하자, 민석이 다시 그녀의 손을 잡고 몸을 돌려 자신을 바라보게 한다.


“제가 더 잘생겼죠?”


화가 난 창윤이 자기가 더 잘생겼다며 민석에게 난동을 부리자 정훈은 두 사람을 말리며 슬쩍 웃었다.


“나도 어디서 안 빠지는데.”


세 남자를 바라보던 승희는 생각했다.


‘이럴 거면 자기들끼리 놀지. 나는 여기에 왜 부른 걸까.’


세 남자의 미남 경쟁을 가만히 듣고 있던 승희는 맥주잔만 만지작거렸다.

집에 가고 싶었다.


그걸 눈치챈 정훈이 갑자기 외쳤다.


“자~ 이제 2차 가시죠! 노래방에서 회포를 풉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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