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적이고 자극적으로 녹여낸 블랙코미디
※ 위 글은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평입니다. 영화를 추가적으로 즐기기 위한 감상일 뿐 절대적인 견해가 아님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또한 약간의 스포가 있음을 미리 밝힙니다.
사람들은 보통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학문. ‘미학’이라는 학문에 따르면, ‘보편적 아름다움은 시대의 흐름에 적용이 되며, 개개인이 느끼는 쾌와 불쾌라는 감정은 한정적이다.’라고 아름다움에 대한 한 부분을 정의했다. 이러한 정의에 입각하면,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아름다운 모습은 아마 시대가 정해준 방식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묄론도 로프의 비너스처럼 아름다움이라는 건 사회가 보여주는 미는 사람들로 하여금 강한 영향력을 끼친다. 영화 ‘아메리칸 뷰티’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사회가 추구하는 안정되고 온전해 보이는 그렇기에 아름다워 보이는 가정 구성원들에 초점이 맞혀져 있다.
가족에게 관심이 많은 아버지, 그리고 안정 적적인 직장에서 능력을 뽐내고, 아내와 자식들의 요구사항에 맞추어 행동하고 본인의 욕망과 본인의 가치보다는 희생의 가치를 두는 모습이 이 시대의 아버지상이라고 가정했을 때, 영화 속 아버지는 그러한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 나름 열심히 일은 하지만, 풍족하지 못하는 그리고 아내와 자식에게도 존경받지 못하는 모습. 다음으로 온화하고 자상한 어머니, 안에서는 내조 혹은 맞벌이라면, 사회에서도 성공을 하는 그런 커리어 우먼의 모습이 이상적으로 생각했을 때, 아내 역시도 가정을 돌보는 일도, 성공적으로 일을 하는 것도 전혀 만족시키지 못한다. 위로로 삼는 건 남편보다 낫다는 스스로의 자기 위안뿐이다. 마지막으로 자녀의 경우, 가족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본인의 할 일을 다하고 지친 가족들에게 활력을 주거나 대화하려는 모습을 이상적으로 본다면, 가족의 사랑을 끊임없이 확인하고자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행동은 무심한 듯 관심 없는 듯 행동하는 양상을 보이고, 부모를 증오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상향의 모습과 각각의 가족 구성원들이 원하는 모습과는 반대되는 행동들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면서 영화는 불편하고 조금은 자극적으로 진행된다. 아버지는 직장을 때려치우고, 딸의 친구에게 성욕을 품고, 아내는 바람을 피우고, 딸은 대화를 거부하며 접촉을 피하는 모습들. 결국 이러한 기존의 가치관과 반대되는 행동과 양상은 관객들로 하여금 금지된 욕망에 대한 자극성을 통해 불편함을 유발한다. 이를 통해 가족 구성원들 각각의 잘잘못을 따져보기도 하고, 위태로운 가정의 모습이 회복되기를 기대하며 영화를 보게 된다. 하지만 영화는 결국 그러한 위기를 해결하지 못한 채, 아름다운 가정에 대한 주인공의 깨달음을 독백으로 하여 마무리된다.
영화는 장밋빛 미장센을 통해서, 욕망이라는 감정을 자극적이고 오히려 더 아름답게 만들었다. 기존의 가치와는 상반되는 조금은 추잡한 욕망을 아름답게 그리고 감각적이게 표현한다. 영화 제목 ‘아메리칸 뷰티’는 워싱턴 DC를 상징하는 장미의 한 품종이기도 한데, 미국 사회가 보편적으로 중시하는 아름다운 가정을 뒤틀어서 표현하는 하나의 모티브로서의 기능 역시 가지고 있는 매개체로서 역할을 한다. 막장드라마 같은 전개로 블랙코미디로서의 영화로 진행되지만, 연출과 반전을 세심하게 그려낸 감독의 역량도 볼 수 있는 그런 작품이었다. 결론에 제시되는 주인공의 깨달음이 가득한 독백은 결국 이 영화가 전달하는 마지막 주제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웠던 것들은 자신의 경험, 그리고 내 주변 사람이라는 것. 그리고 나아가 개인의 고유성에 대한 아름다움 그리고 그 아름다움에 대한 동경은 사실상 허상에 불과함을 지적하고 권태로워지는 인간의 마음에 각성을 요구하며 마무리된다.
우리는 세상에서 저마다 다른 아름다움을 본다. 위에서 지적한 미학의 이야기처럼 개개인이 느끼는 선호는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안락한 가정 화기애애한 모습으로 대표되는 그저 사회가 만들어낸 ‘아메리칸 뷰티’는 그저 허상일 뿐이지 않을까. 획일화되고 강요하는 사회의 아름다움을 쫓는다는 것은 어쩌면 가족 구성원을 숨 막히게 하고, 대화를 단절시키는 근원이지 않을까? 진정한 행복과 아름다움은 극 중 나오는 불편함의 대상인 ‘게이 부부’처럼, 개인의 고유성을 인정하고 본인의 삶에 만족하는 것이 진정한 ’ 아름다움‘이라 생각하게 된다. 미학에는 이러한 정의 역시 존재한다. ‘아름다움은 외적 대상 속에 있으나, 어떤 사람에 의해 감상되기까지는 현실화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당신이 느끼는 아름다운 가정은 어떠한 모습인가. 어쩌면 해답은 개개인에게 있을 수밖에 없다는 답을 제시한 영화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