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다이비치에서 쿠지까지

시드니 비치에서 놀기

by 베짱이 지샘

시드니에 도착하면 누구나 가는 곳이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이겠지만 시드니는 해안도시라서 아름다운 비치도 많이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본다이 비치가 가장 핫한 곳이긴 하다. 우리나라 부산의 광안리보다 해안이 더 좁으나 더 유명한 해운대처럼 말이다. 그러나 본다이 비치 말고도 다양한 수심과 모양의 비치가 많고 한 달 동안 시드니에 있으며 비치에서 놀기를 해본 결과 나의 마음속 시드니 비치 순위를 매겨보고자 한다.


시드니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간 해변은 역시나 본다이이다. 명성만큼 넓게 백사장이 펼쳐져 있고, 드러누워 있는 사람들, 서핑하는 사람들로 가득차다. 역시나 햇볕은 정말 따갑다. 동양인이 한 시간만 여기에 있으면 특히 잘 타는 내가 여기 현지인 처럼 옷을 입고 물놀이를 했다면 새깜디가 되어 있기 딱 좋은 곳이다. 처음 가서는 그냥 걸어다니고 사진찍고 카페에서 차마시면서 사람들을 구경했다. 구지 물에 들어가지 않아도 근처에 카페가 많아서 그냥 사람구경만으로도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곳이다.

버스에서 내려서 본 본다이 비치
본다이 비치에 있는 해리스 핫도그집
헐벗은 사람들로 가득찬 본다이
동양 관광객임을 자처하는 사진
본다이 앞 카페에서 다 같이 차 한잔

그리고 시드니 해변에는 곳곳에 바비큐장이 있어 물놀이를 하고 고기를 구워 먹으며 여유를 가질 수도 있다. 우리도 연수 중반쯤 현지인들처럼 고기를 구워 먹어 보자며 누가 봐도 한국 단체 연수생 또는 여행객처럼 보이겠지만 아무튼 쿠지(Coogee)에서 바비큐를 연수를 온 선생님들과 같이 해 먹기로 했다.

수업을 마치고 대표 선생님이 총대를 매고 준비해 오셨다. 역시 다 같이 준비해서 먹으니 낯선 타지에서 자리 차지하고 무서울 것이 없었고 호주산 비프는 맛있었다. 그러나 시드니의 여름 날씨는 역시나 정말 따갑다. 왠지 숙제를 한다는 기분으로 바비큐를 즐기고 다음으로 여기서부터 브론테까지 30분이고 해안길을 걷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쿠지에서부터 본다이 비치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쿠지 해변
쿠지 바비큐장
쿠지에서 클로벨리 가는 길
해안 산책로
해안 산책로


해안가를 따라 걷는 길은 많은 사람들이 운동삼아 관광 삼아 걷는 곳인데 길도 예쁘고 중간중간 만나는 해변과 그곳에서 물놀이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는 것도 재미있다. 특히나 클로벨리(Clovelly)는 바닷물이 길게 해안으로 들어와 있는 곳인데 파도가 넘실거리고 깊어 보이는 곳에서 정말 바다수영과 스노우쿨링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나라 같으면 위험하다고 들어가지 말라고 하거나 구명조끼나 튜브 그리고 해안에서 긴팔 래쉬가드라도 입을 텐데 그런 건 없다. 그냥 간단하게 남자는 트렁크, 여자는 비키니 입고 한마디로 진짜 물놀이를 즐긴다. 사실 래쉬가드는 아줌마인 나에게 몸매 가리기 용도 한 몫을 차지하는데 여기는 내 몸매가 어떤 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냥 물놀이를 즐기기 위한 최소한의 것을 입고 정말 즐긴다. 5시~6시쯤 지나면서 점점 추워지는 것 같은데 그런 건 아랑곳없다.

클로벨리(애들한테는 깊어 보이는데 구명조끼 없이 그냥 풍덩)
클로벨리 스노우쿨링하는 사람들(구명조끼는 없다)
클로벨리에는 피부암 예방을 위해 slip, slop, slap 이라는 캠페인 문구가 있으나 잘 지켜지지 않는 듯 하다.

클로 벨리에서 본다이 쪽을 걸어가면 이제 타마라마가 나온다. 타마라마(Tamarama)에는 비치 발리볼 네트가 있어서 또 배구 좋아하는 선생님들이 그냥 지나칠 리가 없다. 같이 걸어온 일행은 어디서 또 공을 구했는지 비치 발리볼을 하고 나는 그 옆에서 쉬면서 주의를 둘러 보았다. 해안가를 따라 보이는 바다를 마주한 집들은 이루지 못할 꿈처럼 가까우면서도 멀기만 하다. 나도 이런 곳에 한 달 정도 살면 얼마나 좋을까? 나가서 바로 물놀이, 시드니 관광, 여유로운 삶의 시작이 될 것 같다. 그리고 본다이 비치에 도착! 본다이 비치까지 가는 길이 멀긴 하지만 아름다운 해안길은 시드니에 왔다면 꼭 해야 하는 코스이다.

타마라마 비치 발리볼 네트
해안가를 따라 즐비한 집들
해안가에 내려앉은 석양

호주에서의 해변 물놀이 중에는 단연 서핑이다. 그리고 서핑하면 또 본다이다. 우리 연수생들 중에도 본다이에서 서핑코스를 등록해서 강습을 받은 사람도 있었다. 시드니에 왔다면 경험 삼아해야 할 과제 이긴 하나 나에게 너무 무리일 것 같아서 패스. 그러나 본다이 비치(Bondi Beach)에서 제대로 한번 즐기고 싶다면 하루짜리 서핑 강습도 해 볼만하다. 그리고 본다이 비치에는 상어 경보가 있다. 이유는 상어 떼가 나타났다는 경보가 울리면 물놀이 중 밖으로 나와야 한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 같지만 정말 파도도 높고 상어 떼가 있어서 안전 가이드가 있고 그 안전 가이드 선 안에서만 놀아야 한다. 아무렇게 다 놀 것 같지만 나름 여기도 익명 피해를 막기 위한 기본 가이드라인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가보면 전부 너나 할 것없이 비치 타올(beach towel)을 깔고 누워 있다. 호주는 오존층 파괴로 햇살이 따갑고 피부암 환자도 많다고 하는데 다들 그런 것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듯 선탠을 즐긴다. 텐트, 돗자리 파라솔 그런 것은 보기 드물다. 그러니 돗자리를 펴거나 파라솔, 미니 텐트를 친다면 다른 이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이다.

본다이에서 서핑레슨 받는 모습
본다이 비치
본다이 비치에 있는 아이들을 위한 풀장
멀리서 본 본다이 비치

바비큐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한 번 더 비치 놀이 하기를 기약하고 다음 바비큐는 브론테(Bronte)에서 하기로 했다. 역시 브론테가 내가 볼 때 남녀노소 모두 즐기기에 딱인 곳이다. 이유는 해안가에 인피티니 수영장이 있어서 파도나 상어에 대해서 좀 더 안전하게 수영을 할 수 있고 수심이 얕은 곳이 있어서 물고기도 구경하고 아이들 놀기에도 좋다. 그리고 해안가에는 높은 파도가 몰아쳐서 어른들이 파도 놀이 하기에 딱이다. 그리고 바비큐 장과 샤워장까지 있으니 금상첨화. 우리가 간 날은 비가 좀 오기 시작했지만 나름 흐린 날에 물놀이라 타지 않고 좋았던 것 같다. 고기도 구워 먹고 물에도 잠깐 갔다가 오니 어느새 비가 거세져서 이제 챙겨서 집에 가야 할 거 같아서 정류장으로 가는데 다들 비키니 위에 그냥 옷을 입은 모습들이다. 이제는 옷만 봐도 한국사람, 일본인, 중국인, 현지인, 관관객인지 알겠다. 다시 한국에 돌아와서 이른 여름날, 워터파크 실내 수영장에 그냥 원피스 수영복만 입고 갔는데 왠열! 다들 래쉬가드를 입고 실내 수영을 하고 있어서 나만 가장 헐벗은 꼴이 되었다. 그냥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는 걸로.

브론테 인피니티 수영장

시드니 비치를 추천하자면 먼저 본다이에 일단 가서 서핑하는 사람들과 비키니 족들을 느껴보고 다음은 산책로를 따라서 쿠지까지 걸어가 보길 바란다. 가족단위로 왔다면 브론테에서 즐기고 비치발리볼을 하고 싶다면 타마라마에서, 바다수영이나 스노우쿨링을 즐기고 싶다면 클로벨리를 추천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야생 캥거루와 셀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