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간단한)콘셉트

by 윤타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던 디자이너 소트사스는 1959년 ‘엘레아 9003’이라는 컴퓨터를 디자인했다. (왠지 이 이름은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빌런’ 컴퓨터 HAL 9000을 연상시킨다.) ‘엘레아’는 고대 그리스 철학 분파인 엘레아학파에서 따왔다.


그는 이 컴퓨터 디자인 의뢰를 받고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컴퓨터는 어떻게 생겨야 하나?”

그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이렇게 적었다.

“세탁기 같으면 안 된다.”

(이 메모는 현재 볼로냐 대학교에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때로는 아주 간단한 (너무 뻔해서 좀 바보 같기도 한) 생각이 복잡한 콘셉트 도출 방식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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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당시 컴퓨터는 방에 꽉 들어찰 정도로 컸다. 이와 비슷한 ‘가전제품’으로 세탁기를 연상하는 것은 그렇게 생뚱맞은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 왠지 요즘 만들어진 멋진 세탁기처럼 보이는군요.


엘레아900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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