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는 음악이 그림보다 덜 고상한 예술이라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음악은 듣고 싶지 않은 사람을 방해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에코는 이 위대한 철학자가 음악적 감수성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이런 견해를 갖게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썼습니다.(진지한 글이 아닌, 어느 에세이에서)
실제로 길을 걷다가 보기 싫은 벽화가 보이면 고개를 돌려서 보지 않으면 되지만, 듣기 싫은 음악이 들리면 당장 벗어날 방법이 없습니다.
칸트의 미학관에는 ‘윤리’가 꽤 많이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는 소리 자극의 ‘침투력’이 시각 자극보다 강했다는 것이 더 컸다고 합니다만)
어쨌든 시각 공해보다 소음 공해가 사람들을 더 괴롭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저 평안하게 길을 걷고 싶을 때는 요요마가 버스킹으로 천상의 첼로 연주를 들려준다 해도 소음에 지나지 않습니다. 얼른 귀에다 인이어 이어폰을 깊숙이 꽂은 다음 네이팜 데쓰를 틀고 한껏 볼륨을 올려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