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물떼새의 가족 관계는 매우 '매력적이고 감동적'이어서 아무리 의욕적인 사냥꾼이라도 어린 새끼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암놈에게 총을 쏘지 못하고 주춤한다."
<만물은 서로 돕는다> 크로포트킨의 상호부조론. 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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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딱딱한’ 사회과학 책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중간중간 나오는 이런 문장들은 부드럽고 귀엽기까지 하다.
그의 자서전에서도 드러나지만 아나키스트 크로포트킨의 글에서는 사람뿐만 아니라 지구 위 모든 존재를 존중하고 공감하는 따뜻함이 느껴진다. '아나키즘'의 기본 바탕이 배려, 공감, 존중이라는 것을 친절하게 알려 준다.
이 책에서 크로포트킨은 과학자이자 지리학자로서 자신이 관찰하고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지구 위 모든 존재는 '경쟁'보다 '상호부조'가 생존과 진화에 더 유리하다고 말한다.
자연의 기본 법칙이 생존 경쟁과 자연도태이며, 이 인간 사회의 '경쟁' 또한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하는 이들의 생각과는 확실히 거리가 멀다.
‘기술’적으로는 이 공동체에 경쟁도 필요하겠지만, 그보다는 나를 도와주고 내가 도와줄, 서로 돕는 존재들이 바로 내 주위에 있다는 느낌처럼 사람을 편안하게 해 주는 건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