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의(와) 욕망

by 윤타

<문학의 고고학> 미셸 푸코.


푸코의 문학 강연을 엮은 책.

라디오 방송 등 대중을 상대로 한 강의라 <말과 사물>이나 <지식의 고고학>보다는 다소 쉽게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어렵다)


3부의 사드 문학 분석이 가장 이해하기 쉽고 재미도 있었다. 사드의 소설 자체가 충격적이라 흥미를 끌기도 했지만, 푸코의 분석은 얼마 전에 완전판으로 감상한 드라마 '한니발'을 생각나게 했다.


한니발 렉터는 사드의 소설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처럼 완벽한 '리베르탱'이다. 리베르탱은 사회의 모든 습속을 비판하고 거부한 자유인들이다. 좋은 말로 자유인이고 자신의 욕망만 쫓는 끔찍한 악인일 수도 있다.


이런 '리베르탱'들에게는 묘한 법칙 같은 것이 있다. 리베르탱은 상대가 그 법칙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를 세심하게 간파한다. '리베르탱'끼리는 묘한 유대감으로 서로 끌리면서도 일종의 힘-권력관계가 생기면서 서로 위해를 입히기도 한다.


연쇄살인마 한니발 렉터의 주변 인물들도 (선한 인물들 역시) 하나둘씩 '리베르탱'으로 변해간다. '한니발'이라는 드라마의 서사 구조 자체가 문학적이었다. 드라마 연출자가 사드의 소설과 푸코의 이 강연을 봤을 거라는 생각이 아주 강하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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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의 말을 따라 하면, 드라마 '한니발'은 사드의 문학처럼, 욕망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보일 수 있지만) '진리(진실)의 욕망하는 기능'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진리(진실)와 욕망은 서로 상대에게 종속되어 있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분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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