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

by 윤타

흡연구역에서.


4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젊은 교수님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한 무리의 학생들이 지나가다 그에게 반갑게 인사했다.


젊은 교수님이 학생에게 '겸손'하게 말을 걸었다.

"내 수업 힘들지 않아요?"

학생 한 명이 활짝 웃으며 답했다.

"아뇨. 너무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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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서 그 모습을 보고, 으음. 나는 내 수업 듣는 학생들을 만나면 이렇게 말해야겠다.

"내 수업 너무 재밌고 멋지죠?"

"아뇨. 재미없고 구려요."

만약 이렇게 대답하는 학생이 있다면 시크하게 '나에게 이렇게 말하는 건 네가 처음이군'이라고 생각하며 A를 줘야겠다.


*시크 chic- 절제된 단순미와 부드럽고 도시적인 지성미를 느끼게 하는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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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겸손’에 따옴표를 친 이유는 ‘강조’라기보다 다른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표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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