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타 May 15. 2023

1971

‘1971: 음악이 모든 것을 바꾼 해’ (2021) 다큐멘터리. 애플 TV+


다큐는 1970년 켄트주립대 사건으로 시작한다. 베트남전에 반대하는 대학생들이 켄트주립대에서 집회를 열었다. 오하이오 주 방위군의 발포로 대학생 4명이 죽었다. 이에 분노한 크로스비, 스틸스, 내시 & 영(Crosby, Stills, Nash & Young)은 이 사건을 비판하는 가사를 담은 곡을 만들었다. 


마빈 게이는 동생이 베트남전에 참전하게 되자 베트남전을 비판한 가사를 담은 파격적인 곡 ‘What's Going On’을 발표한다. 사랑 노래가 대부분인 기존의 모타운 가수들과 달랐으며, 자신과 듀엣을 이루는 등 음향 기술적인 면에서도 새로웠다. ‘What's Going On’은 베트남전쟁을 직설적이면서도 서정적으로 비판한 가사와 감미로운 멜로디가 만나 크게 히트한다. 


이 다큐는 ‘좋은 음악’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좋은 음악’은 멜로디나 박자, 곡의 구조, 연주력, 가창력 등 음악 그 자체에 내재된 아름다움 때문에 ‘좋다’는 시각과 반대로, 내재적 미(美)보다는 음악의 외적 가치와 사회적 효용 때문에 선호된다는 시각도 있다. 후자는 음악이나 미술 같은 예술의 의미와 가치가 그 자체에 있지 않고 밖에 있는 어떤 것을 표현하는 데에 있다고 보는 ‘관련주의’적 시각이다. 


이 공동체와 강하게 ‘관련’되어 있는 ‘사회적 예술’ 역시 개인적인 만족을 줄 수 있다. ‘좋은’ 음악은 사람들 각자의 감정, 경험, 편견, 믿음에 따라서 ‘좋은’ 음악이 된다. 어떤 사람들은 복잡성을 원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단순함을 원하고 어떤 사람들은 강렬한 사회적 내러티브를 원한다. 


이 다큐에서는 마빈 게이에 이어 존 레넌이 등장한다. 존 레넌은 ‘15살의 첫 경험’보다는 사회 비판적인 주제를 담은 음악이 더 ‘좋은’ 음악이라고 말한다.


어떤 시각이 더 낫다고 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적어도 ‘정치적’인 메시지를 담은 음악이 배척되는 것은 잘못이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지만, 대체로 ‘정치적 예술’이 더 억압받아왔다.


조지 오웰은 글을 쓰는 목적(이유) 중 하나를 ‘정치적 목적’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정치적'이라는 말은 세상을 특정 방향으로 밀고 가려는, 어떤 사회를 지향하며 분투해야 하는지에 대한 남들의 생각을 바꾸려는 욕구이다. 어떤 예술이든 정치적 편향으로부터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없다. 예술은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는 의견 자체가 정치적 태도다.


허버트 리드는 이렇게 말했다.

“예술은 언제나 혼란의 원천이다. 독일 사람들이 예술가를 지칭하는 ‘아인 뤼틀러’라는 말은 ‘기성질서를 뒤흔드는 사람’을 뜻한다. 예술의 가장 큰 적은 온갖 형태의 집단의식이다.”

작가의 이전글 문드러진 홍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