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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타 Jul 12. 2023

색안경

시내버스를 타고 있었다.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두 명이 앉는 의자에 혼자 앉아 가고 있었다. 여러 정류장을 지나면서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덩치가 커서 눈에 확 띄는 남자 한 명이 버스에 올라탔다. 키가 190은 너끈히 넘을 것 같다. 살집도 두둑해서 더욱 크게 보인다. 짧은 머리에 부리부리한 인상이다.


‘제발, 내 옆에만 앉지 말았으면…’ 속으로 되뇌었다. 


하지만 역시 ‘당연하게도’ (우주의 신비한 법칙대로) 그 남자는 내 옆에 앉았다. ‘편히 가긴 글렀군…’


그 남자는 다리를 붙이고 양 어깨를 앞으로 모아서 몸을 최대한 좁게 만들었다. 내가 내릴 때까지 그 자세를 유지했다. 가는 동안 불편함을 느낄 수 없었다. 


오늘도 이렇게, 편견 하나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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