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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타 Dec 19. 2023

카페에서

5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한 남자가 ‘남자다운’ 말투로 간간이 욕을 섞어 쓰면서 말을 한다. 작지 않은 목소리가 카페 안에 울린다. 같은 테이블에는 비슷한 또래의 남자와 여자가 앉아서 그 말을 듣고 있다. 그 남자가 하는 ‘터프한 말’의 의중을 요약하면 ‘나 지금 힘드니 위로해 줘’였다. 


그의 말투가 ‘터프할수록’, 욕을 섞어 쓸수록, 그는 더 여려 보였고, 더 많은 위로가 필요해 보였다. 다행히 옆의 여자분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을 들어주고 있다. 


그 모습을 보고 문득, ‘예쁘고 강한 남자’를 소재로 작업하는 한 학생의 기말 프로젝트가 떠올랐다. ‘멋지고 강한 남자’도 아니고 ‘아름답고 강한 남자’도 아닌 ‘예쁘고 강한 남자’다. 여기서 강하다는 건 육체와 정신 중 특히 정신이 강한 것을 뜻한다. 


그런데 실제로 ‘예쁘고 강한 남자’를 봤던 적이 있었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음. 못 본 것 같다. 영화나 소설에는 있었나?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레골라스’가 생각나긴 하는데 인간이 아닌 요정이라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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