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앞에 2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젊은 남성 둘이 휴대폰을 뚫어져라 들여다보며 나란히 붙어 앉아 있다.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자세는 같았지만 몸가짐은 달랐다. 보색대비. 정반대의 색이 붙어 있으면 서로의 영향으로 더 뚜렷하게 튀어나오는 것처럼, 그 둘의 모습이 너무 대조적이라 나도 모르게 자꾸 눈길이 갔다.
한 명은 전형적인 쩍벌에 몸도 삐딱하게 한쪽으로 기울여 공간을 넓게 차지하고 앉아 있다. 손가락을 연신 움직이는 것이 게임을 하는 것 같다. 불만과 짜증이 섞인 뚱한 표정에 뭉툭한 코, 가늘고 생기 없는 눈매, 양쪽으로 처져 완고한 노인처럼 보이는 입. 못생겼다.
다른 한 명은 두 다리를 곧게 모은채 똑바로 앉아있다. 양팔은 최대한 몸에 붙여 공간을 좁혔다. 전체적으로 반듯하고 단정하다. 보통 남자들보다 약간 크고 서늘한 눈매가 지적이다. 손가락 움직임이 거의 없는 것으로 봐서 긴 글을 읽고 있는 것 같다. 부드럽고 단호하게 다문 입모양이 품위 있고 진지하다. 잘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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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렇습니다. 나는 외모지상주의자였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