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은 훌쩍 넘어 보이는 백발의 할머니가 한 손에는 지팡이를 집고 다른 한 손에는 자신 몸뚱이만 한 큰 짐을 들고 막 출발하려는 버스를 향해 바삐 걸어온다.
버스 기사가 사이드 미러로 그 모습을 본 것 같다. 바로 출발하지 않고 기다리다가 힘겹게 올라타는 할머니에게 친절한 인사를 건네고 자리에 앉는 모습을 확인한 다음 출발한다.
갑자기 버스 안에 시끄러운 전화벨 소리가 울린다. 자리에 막 앉은 그 할머니가 그 몸뚱이 같은 큰 짐 보따리를 주섬주섬 뒤져서 휴대폰을 꺼낸다.
“네~” (1초 침묵)
“지금 가고 있어요”
딱 두 마디하고 바로 피쳐폰을 접는다. 총 3초 정도 걸린 것 같다.
버스 안에 시크(chic)한 쿨내가 퍼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