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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타 Jun 27. 2024

대학 안 카페에서 2, 3

대학 안 카페에서 2.


“어허어~”

낮고 걸쭉한 헛기침 소리가 조용한 카페 안에 울려 퍼졌다. 뜨거운 욕탕에 들어간 노인들이 내뱉는 것 같은 소리였다. 주로 학생들이 이용하는 대학 구내 카페에서 좀처럼 듣기 힘든 희귀한 소리라 나도 모르게 그쪽을 돌아보았다. 그 ‘농구 감독 교수’(대학 안 카페에서 1. 참조)가 앉아 있었다. 오늘은 혼자였다. 자신의 존재를 외부에 알리려는 애처로운 신음(헛기침) 소리는 끊길 듯 끊기지 않고 듬성듬성 이어졌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문득 더 이상 그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눈치챘다. 돌아보았다. 학생들로 꽉 차 있던 아까와 달리 한산하다. 학생들이 앉아 있던 자리의 의자들은 모두 탁자에 붙은 채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그 교수가 앉아 있던 자리의 의자 하나만 삐져나와 아무렇게나 놓여 있었다. ‘꼬리가 길다’는 말이 떠올랐다.


_

대학 안 카페에서 3.


카페에 들어갔는데 그 ‘농구 감독 교수’가 탁자를 손으로 잡고 ‘팔 굽혀 펴기’를 하고 있었다. ‘가지가지한다’는 말이 떠올랐다.


_

*참조


대학 안 카페에서 1.


옆에 옆자리에서 한 교수가 학생 논문(박사) 지도하는 소리가 들린다. 굵고 낮은 목소리가 카페 안을 울린다.


그 지도 내용을 듣고 아주 예전에 봤던 농구 경기 중계방송이 생각났다. 감독이 작전 타임을 부르고 선수들에게 심각한 목소리로 다급하게 소리쳤던 장면이었다. 교수는 그 감독과 목소리 톤, 말투,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 내용도 비슷했다.


“너는 골을 넣어! 그리고 너는 골을 막으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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