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타 Jul 10. 2024

영화 속 손글씨

피 튀기는 잔인한 슬래셔 무비를 보고 있었다. (가끔 이런 영화가 보고 싶을 때가 있다) 살인마가 사람을 죽이고 그 피로 벽에 커다랗게 경고 문구를 써 놓았고, 이제 곧 희생자가 될 예정인 불쌍한 조연 캐릭터는 아직 덜 말라 꾸덕꾸덕한 검붉은 그 글자를 보며 공포에 떨었다.


‘글씨가 너무 멋진데?!’


‘슬립낫’이나 ‘피어 팩토리’ 같은 밴드의 앨범커버디자인 제목 레터링에 딱 어울릴 것 같은 멋진 손글씨였다. 그 장면을 본 순간, 너무 잘 쓴 손글씨 때문에 몰입이 깨졌다. 아마도 영화 아트디렉터가 타이포그라피에 조예가 깊은 사람인 것 같았다. 음. 살인마의 원래 직업이 타이포그라퍼였다면 몰입이 덜 깨졌으려나.

작가의 이전글 단편. 사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