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타 Sep 30. 2024

이야기가 끝나지 않기를 바라게 되는.

나폴리 4부작 <나의 눈부신 친구> 엘레나 페란테.


소설과 드라마(왓챠) 모두 좋았다. 드라마는 정확히 책 한 권을 시즌 하나에 담았다. 현재는 시즌 3까지 볼 수 있다. 시즌 4도 얼마 전에 시작되었다.


이탈리아의 가난한 동네(나폴리)에서 자란 두 소녀의 우정을 ‘감동적’으로 묘사한 소설이다. 단지 ‘감동적’인 이야기에 머물지 않는다. 아름다우면서도 어둡고 무거운 이야기가 쉴 새 없이 몰아쳐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인물들의 내면을 깊고 거칠게 갉아대는 심리 묘사와 사건들이 독자의 마음을 힘들게 하기도 한다. 물론 그 부분이 이 소설(드라마)의 매력이다. 정치 테러나 계층, 성차별 같은 당시 이탈리아 사회 문제 역시 적나라하게 등장한다.  


작가 엘레나 페란테는 자신이 “개인적인 것은 정치적인 것이다”라는 70년대 페미니즘 테제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역자의 말대로 이야기가 끝나지 않기를 바라게 되는 소설이다. 마지막 장을 덮을 때 무척 아쉬웠다. 


_

“너 참 잘하는구나. 언제나 만점을 받을 만해.”


릴라의 목소리에 빈정거림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 순수한 칭찬이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냉정하게 말했다.


“이제 다시는 네가 쓴 글을 읽고 싶지 않아.”

“왜?”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나를 아프게 하니까.”


릴라는 이렇게 말하고는 손으로 이마를 치며 웃음을 터뜨렸다.


_

덧.

개인적으로 가장 몰입하게 된 (가슴 아픈) 부분이었습니다. 못 보신 분들의 감상을 훼손할까 싶어 여기까지 쓰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9월의 열대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