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산양 무리를 관찰한 연구가 있었다. 수치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대략 이성애가 70%였고 나머지 30%는 동성애, 양성애, 무성애였다. 이 통계에서 인상적인 것은 '정상'이라고 생각되는 이성애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지 않다는 점이다.
이 연구가 포유류의 일반적인 생태를 대표하지는 못하겠지만, 번식 의지 자체가 없는 무성애의 비율이 꽤 된다는 것도 놀라웠다. 어쨌건 포유류인 산양 무리의 70% 정도만 '정상'적인 번식을 하고 있음에도 현재까지 종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일부 양서류는 무리에서 한쪽의 성이 부족하면, 일부가 다른 성으로 바뀌어 균형을 맞춘다. (영화 쥐라기 공원에도 나온다) 생명체의 생존 방식 중 하나다. 양서류의 이런 특성이 파충류를 거쳐 포유류에까지 이어진 것이라는 설도 있다. 인간의 역사에도 '정상'적이지 않은 생식 방식(취향)을 가진 인간은 끊임없이 등장한다.
이런 다양한 생식 방식의 비율이 유지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임에는 분명하다. 태어난 개체 모두가 '정상'적인 생식 방식을 유지해야 생존에 더 유리할 텐데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어떤 학자는 DNA를 청소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근친 간에 교배를 하면 몸에 이상이 생긴다. 집단의 개체수가 적고 다른 집단 간의 교류가 적은 무리일수록 근친교배의 확률이 높아진다. 이런 경우를 줄이기 위한 진화의 한 방식이라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산양 무리의 경우, 당연히 그 무리 집단의 사회'교육'을 통해 성적'취향'을 바꾸는 경우는 없다. 다운증후군처럼 일정한 비율로 그 DNA에 기록되어 태어난다.
결론짓자면, 이성애가 다수지만 이성애만 '정상'은 아니다. 생명체가 진화하고 이어지려면 이성애, 동성애, 양성애, 무성애 모두가 반드시 필요하다. 다수가 '정상'이고 소수가 '비정상'이 아니다. 자연의 법칙으로는 모두 '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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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이성애)만 '정상'이라고 보는 관념이 지금껏 인류를 지배했다. 하지만 그것은 이제 명백한 무지로 밝혀졌다.
성적 '취향'을 교육과 교정을 통해서 바꾸게 되는 사례도 있다. 하지만 바꾼 사람은 동성애가 아니라 양성애에 가까웠다고 한다. '무성애'도 적지 않다. 그들은 사회적으로 티가 나지 않기 때문에 논란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퀴어축제에서 시끄럽거나 노출이 많거나 음란해 보이는 모습을 혐오하거나 비난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만한 일이다. 걸그룹의 선정적인 공연을 싫어하는 사람도 꽤 있다. 그렇기 때문에 퀴어축제를 반대한다는 의견은 당연히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말은 논리가 성립되지 않는다. 다운증후군을 반대한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남자(여자)를 반대한다는 말과 같은 말이다. 백인을 반대한다는 말과 같은 말이며, 흰머리를 반대한다는 말과 같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