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부상으로 수영을 못한 지 오래되었다. 공연을 하려면 기본 체력이 필요하므로 수영을 대체할 운동을 해야만 한다.
연주할 곡도 집중적으로 외울 겸 인이어 이어폰을 귀에 깊숙이 꽂고 동네를 빠르게 걷기 시작했다. 인이어 이어폰은 외출 시 수컷 사피엔스의 가래소리를 막아주는 필수품이다.
사람이 없는 시간, 차와 사람이 없는 좁은 골목을 찾았지만 그런 곳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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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끝에 한 남자가 서있다. 뒤로 돌아서 다른 빈 골목을 찾았다. 저 앞에 차 한 대가 나온다. 그 차를 피해 옆 골목으로 방향을 틀었다.
50대 남자가 담배를 피우면서 걸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다시 옆 골목길로 꺾었다. 한참을 가자 70대 남자가 설렁설렁 걸어온다. 산책하는 모양이다. 심심한지 나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그 시선을 피해 뒤로 돌아 옆 골목으로 들어갔다.
배달 오토바이가 매연을 내뿜으며 내 앞으로 지나간다. 매연을 피해 뒤로 돌아갔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것이 보이면 바로 방향을 바꿨다. 저 앞에 껄렁한 옷차림의 30대 남자가 담배를 피우면서 전화를 하는 모습이 보이자마자 바로 방향을 바꿔 옆 골목으로 들어섰다.
그때 조그만 움직이는 무엇과 갑자기 마주쳤다. 서로 황급히 피했다. 길고양이였다. 길고양이와 나의 마음은 같았다.
'내 앞에서 움직이는 것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