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노인이 눈에 띄었다. 그는 60~70대 정도로 보이는 남자다. 그는 샤워를 마치고 탈의실 거울 앞에서 조용히 머리를 말리고 로션을 바른 다음 자신이 떨어뜨린 물기를 깨끗이 닦고 그 자리를 떠났다.
그 '상식적인' 행동을 보기 전에는 그 노인의 존재를 잘 몰랐다. 그제야 샤워장과 탈의실에서 자주 마주쳤던 것이 기억이 난다.
그는 눈에 띄지 않았었다.
그는 큰 소리로 헛기침을 하거나 콧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큰 소리로 가래를 뱉거나 샤워기의 물을 틀어 놓은 채 화장실에 다녀오지 않았다.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팔을 크게 휘젓고 걷지 않았다. 상급 레인에 들어와서 느린 속도로 수영하면서 민폐를 끼치지 않았다.
그의 모든 행동은 '상식적'이었다. 그래서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런데 '너무' 상식적이어서 눈에 띄었다.
상식적이지 않은 행동을 하는 인간들이 대부분이었던 곳에서 홀로 상식적인 행동을 했던 그 노인이 눈에 띄었다.